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MBTI가 뭔지 웬만하면 다 안다. 한참 유행 할 때는 친구나 소개팅을 하면 "너 MBTI가 뭐야?"로 스몰토크를 하기도 했었다. 예전으로 치면 "혈액형이 뭐예요?"와 같은 포지션.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사람들은 두 가지 분류로 사람들 보는 듯하다.
E or I (외향, 내향)
F or T(공감, 해결)
필자로 말하자면 E와 F의 성향의 사람이다.
회사든 소모임이든 외부 사람들과 잘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가끔씩은 농담도 하고, 편의점에서 1+1 상품 사면 나 혼자 먹기보다는 옆에 있는 팀원과 나눈다.
타인이 어떠 어떠해서 힘들다 아프다 이런 말을 하면 괜찮아?부터 먼저 말한다.
그래서 나와 완전 반대 성향의 사람. I, T 인 사람과는 대화가 어려운 경향이 있다.
소극적으로 자신만의 개인 플레이 하며 영혼 없는 네. 아니오 이런 식의 단답형만 한다거나, "나 요즘 외로워" 라고 말하면 "밥 먹어" 같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100% F 성향은 아닌지라 그런 얘기를 한다 해도 "왜 내 마음을 몰라주지?" 하며 크게 상처받지는 않는다. 특히나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T 성향이 생기는 것 같다.
가끔씩은 일에 지쳐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친한 사원들과 이야기할 때 너무 T스럽게 말했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 친구 중에선 지방 태생이고 F였는데 서울 올라오고 나서 다양한 일을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T가 되었다고 단톡방에서 이야기했던 게 떠올랐다. 지하철 출퇴근길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류애가 박살 났다고 하며, 예전엔 힘들다고 얘기 줄줄 꺼내면 그랬구나 하며 공감했었는데, 요즘에 그런 얘기 들으면 "뭐 어쩌라는 거지?" "저 얘기를 왜 여기서 하는 거지?" 하며 무공감의 T 상태라고 한다.
공감의 배신 (2019)
공감의 배신의 책 저자이자 미국의 심리학자 폴 블룸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세상이 더 친절 해지고 사람들이 선해졌으면 좋겠다는 걸 믿는 사람이다"
"다만,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면 공감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라고 주장하였다.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 안에서 배타주의와 이기주의가 발전함으로 외부의 있는 사람들은 차별받기 때문이다. 적은 공감과 더 많은 친절의 태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공감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MBTI의 F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인데, 한국에서 F는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사람으로 해석되는 것 같다.
외국에서는 안 그런 것 같지만, 대한민국의 사회의 경우, 타인에 대한 공감력을 중시하며 그것이 집단화된다.
어찌 보면 공감을 강요하는 사회라는 것을 방증하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개그 프로그램에선 다수의 F가 소수의 T를 보며 공감하지 않는다며 희화화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건 콩트니까 웃음 요소를 극대화 한 것이니 T 성향이 모두 다 그렇다는 오해를 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공감이라는 것은 그냥 우연히 발동되는 것이 아니다.
나의 몸 상태, 장단점,특기를 알고 있어야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발동된다고 본다.
나를 알아야 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F든 T든 인간 그 자체, 모두가 소중하다.
그러니 내가 상대를 공감 못 한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나를 공감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고, 그렇구나라고 받아들이는 심리의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