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나만의 감정이 아니다

연결의 시대, 왜 우리는 점점 더 고립되는가

by Dㅠ

한밤중 불 꺼진 방 안에서, 핸드폰을 들고 멍하니 피드를 넘긴다.
누군가는 퇴근 후 맥주를 마시며 셀카를 올리고,
누군가는 고양이의 하루를 공유하고,
누군가는 연인의 손을 잡고 길을 걷는다.
그 모든 장면 속에서 나는, 단 한 컷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럴 때 문득 깨닫게 된다.
외로움은 결핍이 아니라 감각이라는 사실을.

이 감각은 아주 작고 섬세해서,
누구에게나 있지만 쉽게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묻는다.
“괜찮아?”
하지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것 아닐까.


“나는 오늘도 너무 외로운데, 너도 그래?”


예전에는 외로움이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
자발적 아웃사이더,
혹은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누구나 친구 목록 수백 명을 가지고 있고,
누구나 단체 채팅방 여러 개에 속해 있으며,
누구나 어딘가와 ‘연결되어’ 있지만,
그 누구도 충분히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이 시대의 외로움은 사회적 감염병과도 같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받은 미세한 단절감,
말을 아껴야 하는 분위기,
‘읽씹’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별일 없지?”라는 가벼운 인사조차
서로의 안부가 아닌 관계의 유효기간을 확인하는 행위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쓴다.
AI 시대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작은 실험이다.
외로움이 기술로 대체되지 않을 마지막 감정이라면,
우리는 그 감정을 어떻게 나누며 살아가야 할까.

외로움은 고장 난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을 갈망하는 능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 감각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 같은 감정을 품고 있다.
다만 누구는 그것을 글로 쓰고,
누구는 술잔에 녹이고,
누구는 AI에게 말 걸며 풀어낼 뿐이다.

당신은 요즘, 언제 가장 외롭다고 느꼈는가?
그 순간을 떠올린다면,
우리는 이미 조용히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