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0개월, 드디어 "쓸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다.
"놀라운 사실. 아래 텍스트부터는 AI가 대부분 작성해줬다, 단지 내 어투를 넣었을 뿐."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그린다에이아이에서 보낸 시간들이 그랬다.
정말 많은 시도와 그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실패를 경험하며 보낸 나날들이었다.
오늘은 그 숨 가빴던 여정 속에서 우리 팀이 어떻게 '린다(Rinda)'라는 이름을 가진 프로덕트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그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그린다에이아이에 처음 합류했을 때, 우리 팀은 그야말로 '일단 해보는' 시간들을 보냈다.
AI라는 멋진 기술을 가지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뭘 원할까, 그리고 시장은 어디에 반응할까..
끊임없이 촉수를 세우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던져봤다.
어떤 아이템은 '이거다!' 싶어서 몇 달을 매달렸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턱 막히기도 했고,
또 어떤 아이템은 야심 차게 내놨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작게, 때로는 크게, 여러 번 넘어졌다.
돌아보면 그 모든 시도들이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당시에는 '이게 맞나?'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솔직히 있었다.
삽질의 연속인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실패 속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왜 이 아이템은 안 될까?
고객들은 정말 어떤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걸까?
우리가 가진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일까?
실패할 때마다 우리는 멈춰서서 치열하게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 했다.
이 과정이 참 힘들었지만, 동시에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진짜 '사람'에게 필요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PM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 10개월이었던 것 같다.
여러 갈래 길을 가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며,
조금씩 진짜배기 문제를 찾아 나설 힘이 생겼다.
아, 이 방향이 아니었구나.
그렇게 일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러 아이템을 시도하고 실패하며 헤맨 끝에,
우리 팀은 마침내 '린다(Rinda)'라는 이름표를 단 아이템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 아이템은 이전에 우리가 겪었던 모든 실패,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 그리고 고객들의 진짜 목소리가 한데 모여 탄생한 아이디어였다.
특히 마케팅 및 영업 현장에서 사용할 시각 자료를 만드는 데 들이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에 대한 불편함이 크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그리고, 확신이 들었다.
우리가 가진 AI 기술로 이 문제를 정말 시원하게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린다'를 기획하는 과정은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프로덕트 출시 전후로 매우매우 다양한 문제에 부딪혔다.
기획 과정에서 잘 만들어진 기획안이 완전히 빠그러졌(?)다거나,
글로벌 개발자들과의 소통 오류로 잘못된 디자인으로 배포하게 되었다거나,
혹은 인력이 부족해 제시간에 원하는 기능을 배포해내지 못했다거나,
출시 이후 유저들로부터 쓰디쓴 피드백을 받았다거나..
하지만 괜찮다.
아무 것도 모르는 막연한 가능성에서 시작하기보다,
적어도 일 년간의 실패를 통해 다져진 문제의식 위에서 시작했으니까.
어떤 기능이 가장 필요할지, 어떤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할지 등
기획의 초기 단계부터 과거의 실패 경험들이 명확한 판단 기준이 되어주었다.
실패는 단지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도전을 위한 값진 자산이 된다는 것을 몸소 느낀 순간들이었다.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이라지.
물론 '린다'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하고 성공하기까지 앞으로도 많은 산과 언덕을 넘어야 할 것이다.
사실은 이제 겨우 산 초입부, 입구일 뿐이다.
하지만 일 년간의 좌충우돌과 수많은 실패 속에서 우리 팀은 더 단단해졌고, 진짜 문제를 보는 눈을 키웠다. 그리고 그 결과로 '린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우리 팀 역시 일 년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린다'와 함께,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어딘가에서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을 PM 아무개에게,
이 경험들이 작은 공감이나 응원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