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도 결국 소통입니다. 리더는 소통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제가 다녔던 첫 회사는 제조.유통업 기반의 회사 였습니다.
유통망을 통한 제품의 판매가 진행 되고, 그 판매 수수료로 수익을 창출하는 손익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규 유통망의 관리가 매우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고, 이 역할은 영업팀에서 관할 하고 있었습니다.
한 영업팀장님께서 제가 회사 신입 사원일 때 해주신 얘기 입니다.
나는 거래처랑 미팅하러가서, 만약에 한 시간 미팅을 하잖아?
그러면 50 분은 개인적이고, 아주 시답지 않은 얘기를 하고,
일 얘기는 마지막 10분 만해
진짜 웃기지?
이제 갓 입사한 신입 사원한테, 베테랑 영업팀장님께서 해주신 얘기 입니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나한테 하고 싶은걸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 대화는 금세 잊혀졌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저도 스타트업의 인사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의 상담과 면담, 회의와 의사 결정 등 다양한 목적과 형태의 업무 미팅을 하게 되면서,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해야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그 영업팀장님께서 했던 얘기가 문득문득 기억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전 인기있던 서적 중에, '완전한 솔직함' 으로 번역된 실리콘 밸리의 팀장들 이라는 책이 출간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멋진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팀장과 팀원의 관계 형성이 잘 되어야 한다.' 라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업무적 차원을 넘어선 깊이 있는 관계 형성을 저자는 '개인적 관심' 이라고 표현했고, 성과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직원에게 솔직한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강조하면서 이 부분을 '직접적 대립' 이라는 용어로 사용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비지니스 차원을 넘어서는 '개인적 관심' 이라는 대목입니다.
이 책은 조직 구성원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개인적 관심이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를 실천하는 것이다.
업무 영역을 넘어서, 더 높은 꿈을 품은 존재로 직원을 대하는 것이다.
대화를 나눌 시간을 마련하고, 인간적인 측면을 서로 이해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출근하기 싫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인사 팀장으로 많은 면담을 진행 하지만,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환경의 변화, 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한 기술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아주 확실한 방법이고 해결책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상호간의 관심과 대화를 통해, 깊이 있는 신뢰감 형성이 그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인격체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업무와 일상을 명확하게 이분법으로 구분하고 계산하며 행동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감정적 동물이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피드백 방법이 논리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환상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그래야 현실적인 소통이 가능 합니다.
특히 리더는 '내가 피드백 해야 해야 하는 대상'과 자주 만나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며 신뢰를 지속적으로 쌓아야 합니다. 그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방식을 선호 하는지, 어떤 행동양식을 지니고 있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이터 기반의 숫자로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도 중요하지만, 결국 상대방의 관심에서 시작하는 신뢰 형성이 그 어떤 자료보다 더욱 중요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때 그 영업팀장님은 아마, 제가 인사팀 막내였기 때문에, 이 부분을 알려주려고 하신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영업팀장님은 결국 임원이 되셨고 한 본부를 이끄시는 본부장님으로 자리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피드백을 잘하는 기술적인 방법들이 매우 많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팀장들 이라는 책에도 다양한 사례와 이론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피드백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를 드리지 않는 이유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정도라면 이미 많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충분한 자기 경험치가 쌓여계신 분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관심'으로 표현되는 공감대 형성과 신뢰 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은 리더의 가장 기본적인 기초 역량이기에 이렇게 다시 한번 말씀을 드려 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