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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팀장님 Dec 23. 2021

비주얼과 매출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매장의 비주얼에는 연출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다




매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부딪히는 상황을 하나 꼽으라면, 매출과의 대립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무너지고 있는데도 내가 매장에 오래 있으니 내가 매장을 잘 안다는 식의 주장으로 매니저나 점주의 성향과 대립해야 할 때가 있다. 사실 매장에 오래 있다는 것은 본인 매장만 본다는 것이고 그것으로 갇힌 사고의 틀 안에서의 시각을 갖게 된다.




© hagalnaud, 출처 Unsplash





"우리 매장은 A상품이 잘 나가서 A상품만 진열하는데, 다른 매장에는 어떻게 진열해요? 다른데는 뭐가 잘 나가요? 본사에서 코칭 좀 해줘요."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며 진열하다 보면 VMD도 다른 곳에 적용할 만한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매장에서도 다양한 진열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함께 보여주게 되어 그야말로 윈윈이다. 브랜드 본사의 가장 중요한 것은 팔아야 할 시기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객에게 프리젠트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차별 코디네이션 제안이 있다. 또한 물류에서 매장에 도착한 상품들 중에서 브랜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상품, 방금 도착한 상품들을 기준으로 보여준다. 물론 착장 시기보다 2~3주 미리 보여주는 것은 기본이다.


본사 직원과 기싸움을 하려고 하는 분도 계신다. 어떤 상품을 연출해도 안이쁘다. 사이즈가 없다. 이 지역 손님들이 싫어하낟...등의 말과 함께 팔장을 끼고 뒤에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있는 모습이 윈도우에 스치듯이 비칠 때,,, 정말 기분이 안좋다. 기분이 안좋으면 일 하기가 싫어지고 빨리 일을 끝내고 매장에서 나가고 싶어진다. 왜 사람 마음이 다 비슷한데 그걸 모르는 걸까,,, 우리 일은 마음이 가면 상품 하나라도 더 이쁘게 연출하려고 애쓰고, 구석구석까지 신경쓰며 하게 되는데 말이다.


매장의 비주얼에는 연출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다.



팀원들이 매장 방문 후, 연출 전 사진과 후 사진을 단톡방에 올린다.

사진을 보며 왠만하면 '엄지 척!'을 날려 주지만, 때때로 " J대리, 오늘 엄청 하기 싫었나보네~" 이렇게 말하면 "팀장님, 수정 사항 알려 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또는 "어떻게 아셨어요?" 이런 대답을 듣는다.

딱히 꼬집어 수정할 건 없는데 뭔가 매장이 건조하고 따뜻함이 없다.

" 응~ 사무실 와서 얘기하자."

결국 들어 보면 온갖 히스토리를 듣게 된다.


매장을 만지고 상품을 만지고 다듬고, 연출하고 정리하고 하다 보면 딱 이쁜 포인트가 있다.

그 때 뒤로 확 물러나서 사진을 찍어댄다.

그 순간을 이쁘게 남기고 싶어서다.

마음이 가장 깃들여진 시간의 공간이다.


매장의 비주얼에는 연출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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