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이면 모두 다 그만두는 과정 속에서...
나랑 일하는 팀원들이 1년쯤 넘어가는 시점에 항상 나에게 하는 공통 질문이 있다.
왜 회사에서 오래 일하세요?
다른 일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세요?
사실 어떻게 나라고 다른 생각을 안 해봤을 수 있을까...
그들이 내게 고민하는 모든 질문들을 나 역시 그때 똑같이 했다...ㅎㅎ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난 늘 새로운 걸 배우는 걸 좋아했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그 안에서 재미를 찾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워낙 사람 만나고 누군가를 교육하고 알려주는 걸 참 좋아했던 나로서는 '마케팅'이라는 일이 정말 매력적인 게 사실이다. (천직인가...? 친구들은 정말 천직이라고들 말한다. 마케터가 안되었다면 선생님 혹은 여행 가이드가 돼서 사람들 만나면서 다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내가 회사에서 오래 다닐 수 있던 이유이자 마케터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던 이유를 적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대표님과 했던 톡들을 살펴보면, 나는 초반에는 거의 재미추구형에 가깝다...(?) ㅋㅋ
다들 일하는 게 재밌으면 미친 거라고 하는데, 감사하고 신기하게도 난 진짜 일하면서 성장하는 나와 결과물들을 보면서 재미를 느꼈다.
이뿐 아니라 내가 일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재미가 있었는데,
일 잘한다고 칭찬받는 재미
성과를 내는 재미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재미
고객사 성공하는 과정을 같이 하는 재미
팀원을 교육하는 재미
팀원이 커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재미
내가 성장하는 걸 느끼는 재미
회사가 성장하는 걸 보는 재미
이렇게 개인 성과측면, 팀을 이끄는 리더 측면에서 여러 가지 요소들이 날 몰입하게 하고 고민하게 하고 참 즐겁게 했다.
매년 매년 나는 성장해 있었고, 어찌 보면 단 기간 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영역 자체가 정말 많아졌는데 그게 이렇게 내가 일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이 힘들고 스트레스받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주어진 일이 늘 '일' 이라고만은 생각하지 말자
'일은 일이야!'라고 생각하지 않고, 난 이 또한 다 나한테 도움이 되는 자산이라고 생각하면서 주어진 역할과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회사를 통해 내가 하고 싶었던 강의들을 계속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최대한 맞춰주시는 대표님께는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예전부터 난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 삶에 있어 일이 차지하는 그 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했기에 회사를 다니면서도 내가 배운 걸 어딘가에 꼭 적용해보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배운 내용을 취합해서 1개월 동안 잠도 안 자가면서 글 써서 전자책도 내보고,
부모님 사업도 2배로 확장해보고,
코로나 때 이모네 가게 물품을 대신 온라인상 팔아서 1개월 만에 3000만 원 수익도 내보고,
요식업도 도전해서 18평 가게에서 나오기 어려운 1억 매출도 찍어봤다.
회사에서 하는 새로운 도전 혹은 사소한 경험들이 모여 결국 다 본인에게는 하나의 지식 자산이 된다는 사실을 정말 알려주고 싶다.
어차피 해야 하는 거라면 열심히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자.
내가 회사에서 배운 게 없었더라면,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면 이런 경험도 하지 못했을 거라고 본다.
많은 사람들과 일하고 또 일 하는 걸 보고 듣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 내 문제가 발생하면 그걸 그냥 그대로 지켜보곤 한다.
분명 불편하지만, 그걸 본인 스스로가 고칠 생각은 대부분은 하지 않는다. (아마 그게 본인 일이 아니라 회사 일 혹은 누군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정말 몇 없는 보석 같은 친구들은, 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그냥 두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데, 난 정말 그게 그 사람의 성공 point라고 본다.(정말 이런 사람이 생각보다 없다)
작은 일에 몰입하고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들은, 본인 사업을 하던 어떤 일을 해도 잘할 거다.
내가 몇 년간 마케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건 사고방식이다.
입사 초만 해도 내 성향이 정말 강력한 TJ이다 보니 일할 때 계획이 흐트러지는 걸 별로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마케팅을 하다 보면 모든 계획은 산산조각 날 때가 있고, 직원 관리 또한 내가 원하던 방향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몇 년간 몸소 체험했다.
그런 상황을 무한 반복하다 보니, 마인드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
내일의 나를 알 수 없고, 인생은 정말 새옹지마다.
이래서 사람이 경험이 다양해지고 나이가 들면 연륜이
생긴다고 하는 건가 ㅎㅎ
요즘의 나는 계획이 바뀐다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도 않고, 그냥 '또 나한테 이런 일이' 하면서 이제는 웃음이 난다 ㅎㅎㅎ
놀라운 변화다.
솔직히 외부에서 바라만 보면 마케팅이 재밌어 보일 순 있지만(처음엔 나도 재밌을 줄만 알았기에..) 쉽지는 않다.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고 워라밸이 그렇게 보장되어 있지도 않다. 몇 년이 지나도 계속 배워야 하고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고, 고객사 성과 및 매출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다. 친구들 몇몇은 6시 퇴근이면 5시 50분부터 짐 싸고 퇴근 준비를 한다는데, 그래본 적이 극히 드물다. 하루하루가 늘 정신없고 바쁘다.
그걸 알기에 나는 팀원들이 회사가 일하는 공간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가끔 한 번씩은 환기도 하고 재미도 느끼고 했으면 좋겠다.
물론 내 욕심 일 수도 있고, 이걸 실현하고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고 언제나 나의 무거운 과제지만... ㅎ
힘들지만 한 번은 재미를 느끼고 뿌듯해하고 본인이 하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안에 이룰 수 없더라도, 앞으로 계속 이 부분들을 신경 쓰고 그래도 안정감과 행복감, 성취감을 줄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