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이란 두글자에 가려진 인생
어떤 것도 시작은 아름답고 눈부시다. 아마도 그건 누군가의 소원과 희망이었고,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그렇게 누군가의 보살핌 속에서 자라난 시간들이 지나가고, ‘어른’이란 단어의 무게가 스며들 즈음 우리는 깨닫는다.
점점 그 무게가 쉽지 않음을 알아가기 시작할 때쯤이면,
아마 누군가의 기대로부터 멀어져 있고, 누군가를 바라는 시간들이 많아졌을 것이다.
그 시간엔 많은 것들을 희생이란 두 글자에 가려 나를 잃어버린 채 많은 것들을 내가 아닌 주변에 있는 것들에 쏟아붓게 된다.
당신도 한때는 누군가의 희망이었고, 한 송이 꽃처럼 소중한 존재였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지만, 세월의 흔적 속에서 주홍빛 노을처럼 조금씩 저물어 간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 순간 알 수 없는 공허가 밀려온다.
그러다 인생의 고비가 찾아와, 모든 노력이 허물어지는 듯한 시간을 맞이한다면 사람은 쉽게 무너지고 주저앉게 된다.
그럴 때 비로소 묻게 된다. 그런데 사실 그 희생은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었을까’ ,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희생을 누가 강요했는가.
부모였을까, 친구였을까 하는...
만약 당신을 진심으로 아끼던 이들에게 묻는다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네가 행복하기만을 바랐다고...
네 인생을 살기를 바라던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를 옭아매온 희생은 어쩌면 죄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했던 선택이 오히려 자신을 아프게 하고, 결국에는 후회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가진 행복조차 스스로 가로막으며, ‘어른’이라는 말 뒤에 숨어 불행을 견디기만 한다면, 언젠가 자기 자신에게조차 부끄럽게 될 것이다.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나로 남을지도 모른다.
내 소중한 이에게 강요하지 않을 인생을 지금의 내가 짊어지고 있는 거라면, 나에게 아픔과 고난을 주고 있는 인생뿐이라면,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당신의 행복을 위해 조금씩 나아가길 바란다.
두 번은 없는 인생. 그 어딘가 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