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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수진 Jun 10. 2020

아이디어 회의 어디까지 해봤니, IT스타트업 워크샵

리멤버 피플팀의 첫 제품 회의 참여기

HR은 사업이나 제품의 최전선과는 다소 떨어지게 되는 한계가 있다(HR 담당자분들은 공감하시리라). 이전 회사에서는 기회만 있으면 지방에 있는 공장에 따라 가려고 참 애를 썼다. ‘왜 자꾸 오냐’는 핀잔에도 현장을 알고 싶다는 무언가가 있었다. IT스타트업으로 이직한 후에는 부서 및 TF의 현황이 매일·매주·매달 투명하게 공유되다보니 딱히 그런 니즈가 크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제품팀에서 진행하는 워크샵에 초대되어 호기심 반, 궁금한 마음 반으로 참여했다.


제품 TF의 워크샵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이러하다. 신규 서비스인 리멤버 커리어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양한 TF가 운영 중인데, 그 중 ‘리크루터 와우 TF(리크루터들이 ‘와우’할만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은 네이밍이라고)의 아이디어 워크샵에 한 명의 리멤버 커리어 유저로서 참석하게 됐다. ‘TF를 도와주러 간다’가 워크샵에 갈 때의 마음가짐이었는데, 장장 6시간 동안 너무 많이 웃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 돌아올 때의 기분이 이상한 하루였다.


이상한 기분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먼저 ‘나’에게 그간 변화가 많았구나를 느꼈다. 다음달이면 입사 2주년인 내가 입사 초반 받았던 피드백이 있다면 ‘필요한 의견만 최소한으로 낸다’였다. 경직된 조직에서 침묵을 미덕으로 배우며, ‘나의 의견’은 사라지고 표현하는 법도 잊었었다. 그랬던 내가 솔직하게 의견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다음으로 동료들에게 고마웠다. 나의 의견을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들어주고, 더 좋은 의견이 있다면 가감없이 피드백 주는 건 이번 워크샵 뿐만이 아니었다. 2년 동안 그런 동료들이 있어 나도 변화할 수 있었다고 새삼 느꼈다. 그리고 역량있는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음에 대해서 다시금 감사했다. 20명이 넘는 인원이 아이디어 워크샵을 진행한다고 할 때 과연 제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의문과 걱정이 있었다. 개개인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면서도 체계적으로 진행된 워크샵은 말 그대로 훌륭했다.



워크샵이 ‘성공적’이었던 데에는 2가지의 요인이 주요했다고 느꼈다.

먼저, 워크샵의 성격과 그에 맞는 진행 방법을 잘 정립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이디어 워크샵’, 즉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자리임을 명확히 했다. 실현 가능한지 아닌지, 좋은 아이디어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고 서비스 개선을 위한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자리임을 공고히 했다. 워크샵의 목적에 맞는 마음가짐과 진행 방법에 대해서도 모두의 합의를 이끌었다. 픽사Pixar의 ‘플러싱(Plussing)’ 개념을 공유하며, ‘그건 아니야’라며 비판만 하지 않고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개선시킬 수 있는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기로 한 점이 유효했다.


그리고, 논의의 주제와 범위를 명확히 했다.

리멤버 커리어에 쏟아지는 고객의 의견과 기대가 많은 상황인데, 앞으로 개선해야 할 많은 주제에 대해 모두 다뤘다면 오히려 길을 잃었을 지 모른다. 미리 서비스기획팀에서 모든 문제점을 점검하고, 정리하여 워크샵에서 집중해야 할 주제와 범위를 정했다. 길을 잃지 않고 집중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잘 주어 자유롭게 의견을 내면서도, 질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었다.



이 날 나온 아이디어는 무려 340개! 기획, 개발, 디자인, 사업, 빅데이터센터, 헤드헌팅, HR과 같이 각기 다른 부서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동료들이 모여, 짧은 시간에 마음을 모으고, 이뤄낸 성과여서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아이디어를 발판으로 빠르게 성장할 서비스가 기대된다.

리크루터 와우 TF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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