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성 강점
19년도에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온라인으로 맺어진 인연이 참 많다.
생각해 보면 지금 내가 자주 만나고 소통하는 지인들은 모두 온라인이 그 출발이었던 것 같다.
온라인 강의를 같이 듣던 사이,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했던 사이처럼 말이다.
카리스러브 닉네임을 쓰시는 이유미 님과의 인연 역시 온라인에서였다.
해피스완님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노션으로 브랜딩 프로필 만들기 프로그램]의 강사가 윰쌤이었다.
나는 카리스러브 이유미 님을 노션쌤으로 처음 만나서 여전히 그녀를 윰쌤이라고 부른다.
온라인에서 만난 인연은 다들 한가닥 하는(?) 분들이라 출간 저자인 경우도 많고 각자의 콘텐츠로 강의를 하는 분들도 많고 놀랍게도 본업이 따로 있는데도 코칭자격증도 다들 갖고 있었다.
온라인에서 알게 된 분과 오프라인에서 뵐 기회가 생길 때가 있는데 상대가 출간 작가인 경우 나는 미리 그분이 낸 책을 꼭 읽어본다. 윰쌤을 뵙기 전에도 윰쌤의 책을 읽었다.
윰쌤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어가 있고 가족의 이야기를 쓴 에세이라 뵙기도 전에 나 혼자 내적친밀감이 충만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실제로 뵙게 되면 처음 만난 사이라도 대화의 티키타카의 밀도가 높아진다. '아이엠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 나 '아이스브레이킹 농담 따먹기' 같은 기 빨리는 과정 없이도 거리감이 확 좁혀지고 서로 마음을 쉽게 열 수 있다.
윰쌤과도 그랬다. 지금껏 실제로 단 2번 만난 것 치고는 저 세상 수준의 친밀감이다. 우리 둘 다 '절친' 강점을 가져서 쉽게 '내 사람'의 범주에 누군가를 넣어주지 않는데 벌써 괄호 안 사람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윰쌤이 나에게 강점코칭을 받으셨기에 윰쌤의 강점 순위도 다 알고 있다. ㅋ 이 역시 내적친밀감을 높이는 큰 요인이다.)
봄에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강사모집 공고를 보았다. 일산에서 강동까지 가려면 서울의 서쪽과 동쪽을 끝부터 끝까지 가로질러야 되지만 프리랜서 강사는 자고로 picky 하면 안 된다.
강사모집 안내자료에 예시로 든 게 노션 콘텐츠였다. 노션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으면 예시에 노션이 나오겠나. 윰쌤이 떠올랐고 링크를 보내드렸다.
주변 프리랜서 몇 분께도 링크를 보내드렸는데 나와 윰쌤만 실제로 지원한 것 같다. 심리학 콘텐츠로 지원했는데 나는 똑 떨어졌는데 윰쌤은 당당히 합격!
면접장에 가시면서도, 첫 수업을 하던 날에도 잊지않고 나를 떠올려 톡으로 거듭 감사인사를 주셨다.
그리고 오늘은 갑자기 추석인사가 왔다.
서울시민대학 강의 회차가 모두 마무리되어 강의료를 입금받으셨단다.
강의료를 받고 보니 강의 다니느라 인천과 서울을 오가던 수고스럽지만 보람 있었던 출퇴근 길도 떠오르고, 반짝반짝 집중했던 수강생들도 떠오르고, 항상 강의실을 잘 준비해 주시던 스태프들도 떠오르고...... '최상화' 강점이 무려 1번은 윰쌤이 또 얼마나 강의를 잘 준비했겠나. 머리털 꽤나 빠지셨을 테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두근거리던 면접 날도 떠오르고, 그러다 서울시민대학 강사모집 링크를 처음에 보내주었던 나에게까지 연결되었나 보다.
'연결성' 강점을 가진 사람은 삶에서 무엇 하나 허투루 보지 않는다. 내 볼에 닿은 작은 바람 한 점도 나에게 오기까지 무수한 의미들을 만들어내며 지난한 여정을 거쳤음을 알고 있고 이를 환하게 볼 수 있는 강점이다.
'연결성' 강점을 가진 사람의 삶에 뭔가가 들어왔다면 그것은 절대 단편적인 일이 아니다. 아침 밥상에 오른 밥 한 그릇을 보고도 전체적인 사고를 한다. 이 밥이 내 밥상에 오르기까지 농부가 피땀 흘려 농사를 지었고, 정미소 사장님이 도정을 해주셨고, 유통회사 분들의 수고를 거쳐, 마트 직원분들을 노고가 있었기에 이 쌀이 나에게 와서 밥이 되어 내 밥상에 오른 것이다.
드르륵드르륵...... 강사료가 입금되었다는 알람을 보고 윰쌤은 그렇게 잠시 생각에 잠겼을지도 모른다. 강사료라는 이 보상이 그녀에게 주어지기까지 전 과정이 머릿속에 펼쳐졌을 것이다.
그렇게 지난 몇 주를 돌아보다 떠오른 내 얼굴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시고 선물까지 챙겨주셨다.
프리랜서들은 명절 보너스 따위 없는데 몇 년 만에 명절 선물이냐 ㅋㅋ
윰쌤 덕에 이번 명절은 벌써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