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과 미래지향 강점의 극강 콜라보
요즘 제가 자주 하는 생각 입니다.
차라리 걍 쉬고 놀지 나는 왜 가만히 있질 못하고 쓸데없는 짓을 계속 할까?
갑자기 올해가 다 가버린 기분이 들어 상반기를 돌아보니 드는 생각입니다. 8월이라 '덥구나~ '했는데 어느새 달력이 9월로 바뀌더니 '어~어~' 하다보니 9월도 거의 보름이 지나버려 추석을 앞두고 있죠.
쓸데없는 짓 안하고 그 시간에 아이들 돌보고 살림에 집중했다면 결과적으로 더 실속이 있었을 것 같은데 나는 왜 그렇게 가만히 있질 못하고 쓸데없는 짓을 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썼을까?
바로 불안해서 입니다.
22년도에 힘들게 힘들게 전세 2건을 맞추긴 했습니다만
단 한번도 마음을 놓은 적이 없습니다.
매매가와 전세가는 끝 모르고 추락하고 있었고
요즘 상황이 좀 나아졌다고는 하나
2년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에는 2건 모두 억대의 역전세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이 순간! 롸잇나우!
현재에 집중하고 지난 일을 후회하거나 앞 일을 당겨서 후회하지 않는 '적응' 강점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세기간 2년 간이라도 마음이 편했을텐데요. (참고로 저는 '적응' 이 꼴찌 34위 입니다.)
저는 '미래지향' 강점을 갖고 있어요. (9위)
미래지향 강점을 가진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비전과 가능성을 품고 인생을 상상하고 계획합니다. 그렇다보니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삶을 살죠.
단, 미래라는 것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미래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불확실성 때문에 필연적으로 불안한 감정과 걱정스러운 감정이 올라옵니다.
그 불안을 제거하려고 더 진취적으로 열심히 산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감정적 균형을 잃어버릴 때는 마음이 힘들 수 있죠.
역전세 이슈에 대해 전전긍긍 걱정하는 저를 보면 주변 사람들은 그 일이 당장 다음달에 닥칠 일인가보다 싶어서 같이 걱정을 해줍니다. 한참 얘기를 나누다가 역전세가 내년, 후내년 일이란 걸 알고나면 허망해합니다.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뭘 벌써 걱정하냐는 것이죠.
저는 그런 반응이 오히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1년이 남았든 2년이 남았든 확실히 닥칠 일이라면 무언가 대비와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는 주의 입니다. 어찌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까? ㅎ 그 방법 좀 알려주세요.
미래지향과 함께 제가 갖고 있는 강점이 '행동' 강점 입니다. (무려 5위)
'행동' 강점을 가진 사람들은 실제 경험을 중시합니다.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을 때 학원에 가서 강의를 들으면 강사가 온갖 흥미로운 썰을 풉니다. 특히 경매 강의에서는 영웅담이 넘쳐납니다. 명도 에피소드나 특수물건의 특수권리, 분묘기지권이나 유치권 같은 것을 깨고 물건을 정상화 시켜서 수익을 올린 사례를 줄줄이 풀어줍니다.
그럴 때 마다 제가 강사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
"선생님이 직접 해보셨어요?
입니다.
직접 해보지는 않았다, 동료의 사례이다 라는 류의 대답이 나오면 갑자기 그 강사에 대한 신뢰가 팍 무너집니다. 그 강사를 괄호 밖으로 바로 빼버립니다. ㅋ
역으로 제가 강의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줄 때 '카더라' 정보는 입에 올리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보고 목격한 내용만 다루게 됩니다. '나 아는 사람 중에 말이야~' 가 아니라 타인의 사례라면 실명을 언급하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애쓰는 게 아닌데 그렇습니다. 강점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게 이런 면 때문이죠.
나는 왜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을 이어가다보니 행동 강점과 연결이 됩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고 경험하는데서 인사이트를 얻고 보람을 얻는 '행동' 강점이 내가 나 자신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자꾸 움직이게 행동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전세가 닥칠 것이라 두렵고 불안하다. -> 해결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려면 브랜딩을 강화 해야된다.(출간) 강의 기회도 더 많이 얻어야 된다. (퍼실리테이션 실습과정도 듣고 자격증을 따자.) 정부지원사업금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국비교육 및 혁신창업스쿨 과정 듣자.)
상반기 동안 이렇게 나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하고 괴롭혔네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그닥 ㅋㅋㅋㅋㅋㅋ눈에 보이는 실용적인 결과물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위 내용 중 아무것도 다가올 역전세를 해결해 줄 자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허무함이 밀려오고 나는 왜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우연히 아래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JZfJSAiaPUc&t=328s
불안장애에 대해 형제 정신과 의사 양브로님들이 잘 설명해준 영상이었습니다.
동생 양브로님의 설명이 불안장애에 대해 설명한 부분 중 나 자신의 행동패턴에 대해 아하 모먼트를 준 부분이 있어서 기록으로 남깁니다.
양브로 중 동생, 양재웅 쌤 says :
불안이라는 것은 뇌의 안쪽 측면에 있는 편도체가 과각성되면서 일어나게 되는 일이거든요.
불안도가 높은 사람은 편도체의 과각성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사람 입니다.
시도때도 없이 편도체가 과각성 된다면 어떻게 해야 되냐?
계속해서 전두엽을 자극해 줘야 됩니다.
전두엽을 자극해서 불안을 낮추는, 편도체 과각성을 줄이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건 운동입니다.
운동을 한다 라는 것은 내가 실제로 계획을 해서 그 순간에 바로 실행에 옮기고 그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가 있잖아요. 이 과정이 불안을 낮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책상 정리 같은 것도 그렇고 필기하는 것 같은 행위도 그래요. 볼펜을 집어들고 똑딱이를 누르고 글씨를 쓰고 이 과정도 굉장히 이성적인 자극 이거든요.
그런 식으로 순간적으로 불안도가 확 올라갈 때 전두엽을 많이 자극을 시켜주시면 순간순간 불안을 좀 다운 시킬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 훈련을 많이 하다보면 내 감정이나 불안도를 객관적으로 밖에서 볼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그게 메타인지 거든요.
내가 지금 불안한 것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성적으로 따졌을 때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라고 인지할 수 있는 힘이 생길 수가 있어요.
내가 왜 내 자신을 가만 내비두지 못하고 자꾸 괴롭히는지 정답을 알았어요. 위에서 '운동' 이라고 언급된 부분을 '행동' 이란 단어로 바꾸면 제 이야기가 됩니다.
자꾸 일을 벌리고, 가만히 있질 못하고 별 실속도 없는 행동일지라도, 자꾸 바삐 움직이는 와중에 제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 같아요.
"나는 어쨋든 지금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보상이 주어질거야. 지금 이거라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크게 잘못되지 않을거야. 좋은 날이 올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버티는게 '미래지향+행동' 강점의 전형적인 콜라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어요. 제가 잘하는 게 "사고의 전환" 관점디자인 아니겠어요?
제가 해 온 모든 쓸데없는 짓들이 의미없는 wrong way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을 바꿉니다.
Because of
가 아닌
Thanks to
망투를 해놓고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면서도 무기력증이나 정신병에 걸리지 않고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것. 뭐라도 해야 안심이 되기에 부단히 행동하면서 미래에 대한 긍정적 비전을 놓지 않은 덕분 입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제 행동들이 실속이 없는 결과물들을 내었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쓸데없는 행동들 덕분에 저는 불안감을 낮출 수 있었고 흔들리는 멘탈을 지켜오고 있으니까요.
불안하신가요?
불안하시다면 행동하세요.
거창한 행위일 필요는 없습니다.
나에게 용기를 줄 책 한권을 읽는 행위.
그 책 속에서 발견한 마음에 닿은 문구를 노트에 적어보는 행위.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써서 아이들 저녁을 차리는 행위.
귀가길에 한 정거장 일찍 내려 만보기 숫자를 좀 더 높이는 행위.
이런 것들이 나의 불안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긍정의 기운을 불러줄겁니다.
제가 해보고 말씀드리는 거에요.
저는 '행동' 강점이 있어서 직접 해본 것만 말씀드리거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