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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른봄 Jun 14. 2022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기 1

니가 정말 ESTP야?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던 MBTI가 한 번쯤은 화제에 오릅니다.


"걔가 I형이라 그래."

"우리 직업군은 대부분 S들이 많아."


심지어 독서 모임 중에도


"주인공 부부가 J형인가 보지!"


여러분의 대화는 MBTI에서 자유로운 가요?






한 때 우리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 유형에 열광했습니다. 

O형의 성격은 완벽하고, B형 남자는 피해야 하며 AB형은 천재 아니면 또라이, 소심의 극치는 AAA(트리플 에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면서요. 

몇 해 전부터는 그 유행이 MBTI로 옮겨온 듯합니다. 


왜 사람들은 MBTI 검사를 하고,  자신의 성격 유형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걸까요?

단순히 재미있어서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나를 정확히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지요.  

나도 나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이, 고향, 출신학교, 가족관계 정도를 이야기하고 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는데

그런 정보들로 나를 드러내기는 충분치 않지요. 

그런 순간에 MBTI를 꺼내면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내가 설명되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ESTP, INFJ처럼 알파벳 네 개면 정말 충분하신가요?

 




   

저는 마흔이 가까워서야 겨우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경험들로 하나씩 하나씩 발견한 것들입니다. 


만약 더 일찍 

그러니까 전공, 직업, 배우자, 출산과 같은

인생의 결정적인 선택을 하던 순간에 

지금 알고 있는 것만큼 나 자신을 파악하고 있었더라면

단언컨대 

많은 결정들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내가 진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절대로 참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이고

가 닿고 싶은 지점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면 말이지요. 






앞으로 몇 번에 걸쳐 내가 나를 제대로 보기까지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나의 20대가 힘들고 어려웠던 것은

내가 나를 몰랐기 때문에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 방황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강요한 최선의 선택이 

나를 두고두고 괴롭혀 왔음을 지난 20년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하고

조금 더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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