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oshe Aug 07. 2024

프레즐과 만난 7월의 마지막 밤

폴과 가까워지면 빨라지고 멀어지면 느려지는 우아하고 예쁜 너! 프레즐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폴 학원을 함께 다녔지만 기술의 난이도와 수업 시간이 달라 올해는 함께 들은 수업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던 중, 2년 동안 우리 학원을 이끌어 주신 박원장님의 퇴사로 인해 다시 함께 수업을 받게 되었다. 초급 심화반이었고 늦은 시간이어서 내가 평소 듣는 수업 형태는 아니었지만, 이날 아니면 박원장님의 수업을 들을 수 없기에 또한 퇴사 후 응원의 의미로 수업을 듣기로 했다.


2024년 7월 31일 밤 8시 50분, 박원장님의 마지막수업이 시작되었다. 보통 수업에는 10명쯤의 수강생이 있었는데, 이날은 며칠 전부터 폴 수업 인원이 정원 16명으로 다 채워졌고 대기 상태까지 이루어졌다.

 소문에 따르면 이날의 진도는 '프레즐'이었다.


애증의 프레즐! 

너무도 아름다운 동작이지만 하기가 쉽지 않은 동작이다. 나는 3개월 전에 프레즐을 배웠지만 수업 때 전혀 해내지 못해 영상도 찍지 못했었다.

어차피 이날은 박원장님 얼굴 뵈러 가는 날이라고 생각하며 폴 학원으로 향했다.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리온 씨와 그레 씨와 나는 미리 30분 전인 저녁 8시 20분에 만나 학원 근처 공원에서 만났다. 날씨가 더워 바닥 분수 근처에서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니 찜통 같은 날씨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근처 가로등을 폴 삼아 선행 동작으로 할 사이드 클라임을 리온 씨에게 배워본다.






드디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인원이 너무 많아 1시간 안에 한 사람 한 사람 자세히 봐주기엔 시간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사이드 클라임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셨다. 셋이서 이렇게 수업을 들으니 동작을 하고 날 때마다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 잘했다고 칭찬해주기도 하고, 못하는 기술을 짬짬이 알려주기도 했다. 함께하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다.




프레즐


선행동작으로 사이드 클라임은

폴이 왼발 앞에 오른발은 뒤에서 포인을 하며 무릎을 쭈욱 펴준다.

앞으로 배를 내민다는 느낌으로  하고

왼손을 뒤로 크게 돌려서 허리뒤에서 폴을 잡는다.


당기고 미는 힘으로 골반을 들었다가

휘리릭 돌려서 재빨리 폴 뒤쪽으로 이동해 준다

왼다리를 폴에 건다.


이제부터 프레즐 시작


프레즐시연


프레즐은 오른 다리로 속도를 조절하는 동작으로

오른 다리를 앞으로 하면 속도가 빨라지고(손을 가슴부위로)

오른 다리를 뒤로 뻥 차면 속도가 느려진다.(왼손을  뻗어준다)


몸이 배배 꼬여있는 상태로 열심히 돌아준다

폴과 가까워지면 빨라지고

멀어지면 느려지는 우아하고 예쁜 기술이다.


이렇게 빠르다가도 앞뒤로 팔다리 쭉 펴주면

다시 느려지고, 다리를 다시 가지고 오면 또

빙글빙글 빨라지는 매직의 동작 프레즐


왼손 앞쪽으로 폴 잡고 천천히 몸 풀어서

폴을 등지면서 내려온다.












수업을 들으면서 사이드 클라임도 한 번밖에 해보지 못했고 프레즐은 너무 어려워 이번 영상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함께 수강한 폴메이트 님들이 차례로 영상을 촬영했다. 우리 셋 중에는 전문가반 수업을 듣는 리온 씨가 첫 번째로 영상을 촬영했다. 역시 전문가반답게 정교한 스타일로 멋진 프레즐동작을 완벽하게 완성하고 내려왔다. 두 번째로 킥복싱을 하며 체력을 뽐내는 중급 수업을 주로 듣는 그레 씨도 마지막 동작까지 잘하고 내려왔다.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음악이 없으면 뭔가 허전하다. 그레 씨가 영상 촬영하는 동안은 이상하게 음악이 꺼져있었는데,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기술을 하는 그레 씨가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대견해 보이기도 했다.


이제 나다.

내가 도전해 볼 차례다.

폴메이트 님들의 응원을 받으며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사이드 클라임도 하고

프레즐도 하고 있었다. 

사이드클라임



프레즐


프레즐


폴의 무아지경 속에 폴메이트 님들이 이야기해 주는순서와 기술에 관한 팁들이 영상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원래 보통 밤 10시면 취침 시간인데, 이 야밤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생각하며 시작했던 이날의 수업은 이렇게 폴메이트 님들과의 응원으로 기대도 안 했던 동작을 해내며 영상까지 촬영하게 되었다. 프레즐 동작으로 꼬인 몸을 풀 수 없어 마지막 내려올때는 폴메이트 플라워님이 도와주셔서 간신히 내려왔지만  이 정도면 정말 기분 좋은 만족상태이다.


박원장님의 마지막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좋았고

함께 수강했던 폴메이트 님들과 교감하며 동작을 완성할 수 있었던  7월의 멋진 마지막 밤이었다.

그동안 이 공간에서 폴이라는 운동으로 멋지게 이끌어주셨던 박원장님의 의미 있는 퇴사와 꽃길만이 가득 하실 새로운 도약에 응원을 보내드린다.






                                                    


         2024년 7월의 마지막 밤은 프레즐과 함께

프레즐풀버전
작가의 이전글 폴댄스운동 주제로  브런치스토리 작가 승인된 경험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