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처럼 사뿐하게
피터팬 동화책에 나오는 팅커벨 요정은
이름조차도 사랑스럽다.
입문 폴댄스 수업을 들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동작 중 하나가 바로 ‘팅커벨’이다.
오른손을 높이 잡고 시작한다.
오른쪽 오금을 폴에 끼운다.
왼발 발등을 폴에 닿게 한 후,
왼손으로 유유하게 ‘짜잔’ 펼치는 동작은
마치 나비처럼 사뿐해 보인다.
강사님의 시연 후 내가 직접 해본 팅커벨 동작은
사랑스럽지도 사뿐하지도 않았다.
오금(무릎 뒤쪽)에 쇠몽둥이를 맞는 듯한 결리는 통증에 비명 소리가 절로 나왔다.
입문 수업을 받기 전 무수히 많이 보았던 팅커벨 동작을 하는 그녀들은 세상 편안한 표정으로 이 동작을 했는데, 왜 나는 이렇게 아픈 걸까?
영상에서 보았던 그녀들의 표정은 다 사기였던 걸까?
오금이 아파서 폴에 제대로 걸지를 못했다.
손힘으로만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하니
왼다리가 쭈욱 펴지를 못하고 발목이 뻣뻣하게 걸쳐져 있는 모습이다.
“강사님, 너무 아파요.”
“네, 맞아요. 많이 아파요.
그런데 계속하다 보면 안 아파집니다.”
정말 그 말이 맞았다.
그러나 안 아파지기까지가 정말 오래 걸렸다.
팅커벨 동작을 하면서 아프지 않게 된 시기는
폴댄스를 시작하고 6개월이 지난 후였다.
6개월 동안은 폴에 오금을 끼우는 이 동작을 할 때마다, 수업을 받으면 매 맞은 아이처럼
오금이 벌겋게, 파랗게 피부색이 알록달록했다.
수업 마친 후 락카로 이동할 때는 절뚝거리며 걸었다.
조금이라도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바디젤을 충분히 바르고, 손에도 그립제를 꼼꼼하게 발라 힘을 분산시켰다.
팅커벨동작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면서
지금은 팅커벨 동작을 하면서도 아프지 않은 튼실한 오금이 만들어졌다.
역시 연습은 또 다른 나로 성장시킨다.
이제는 팅커벨을 하면서 영상 속 그녀들처럼 여유 있는 표정을 지을 수 있다.
입문 수업이 끝나면 근력운동으로 허기진 나를 위해
근처 브런치 가게에서 다양한 샐러드를 주문한다.
이제는 혼자서도 키오스크에서 주문할 수 있는 현대인이 되었다.
무용 같은 폴댄스를 하고 허기진 몸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오늘의 폴댄스 수업은 어땠는지,
수업 후 촬영한 동영상을 본다.
그런 나 자신이 마음에 든다.
정적인 활동 위주로 생활하던 내가 몸을 움직이는 취미를 가지니,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기분이다.
이제는 팅커벨이라는 사랑스러운 이름에 맞게
나도 사뿐사뿐 폴 위에서 날고 있다.
폴댄스입문 시 처음 배워보는 팅커벨동작.
힘이 부족하고 무릎뒷부분 오금이 아파서 간신히 참고 해냈던 동작입니다.
이번 영상은 팅커벨싯이에요.
팅커벨싯은 폴댄스팅커벨변형동작으로 팅커벨에서 폴에 앉아있는 느낌을 표현한 콤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