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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l 20. 2024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관람기

현대 미술은 역시나 어렵다

 여정 7일 차. 2023년 12월 14일 목요일 오후.


 든든하게 점심도 먹었고, 다시 힘을 내서 다음 목적지에 가보자.

 다음 목적지는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useu d'Art Contemporani de Barcelona, 줄여서 MACBA, 막바). 차 탈 필요 없이 구글신 시키는 대로 몇 발만 걸어가면 된다.


https://maps.app.goo.gl/Ei5UeMtppQogLAvE7


 내가 왜 자꾸 어려운 현대미술관에 찾아가냐면 어디까지나 바르셀로나 미술관 패스를 구매해 놔서 도합 여섯 곳의 미술관 입장료를 이미 지불했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본전생각(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 참고).


https://brunch.co.kr/@ragony/404


 자 암튼, 도장깨기 다 하고 마지막 날 마지막 방문 코스가 여기. MACBA.


 MACBA 앞마당은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언제나 붐빈다.

 매끈한 대리석 바닥이 널찍하니까 바르셀로나에서 여기보다 스케이트보드 타기 편리한 장소는 없을 것 같다. 미술관 앞마당에서 떠들썩하게 보드 연습이라... 우리나라 같으면 당장 관리인에게 쫓겨날 것 같은데 여긴 참 자유롭다(그렇다고 그게 부러워 보인다는 말은 아니다).



 매표소에서 바르셀로나 미술관 패스를 보여주니 나를 아주 치켜세워주며 기념품이라며 MACBA가 새겨진 볼펜과 연필 한 자루씩을 준다.


"오~ 당신, 6개 미술관을 다 돌아보셨군요~ 도장깨기 성공한 관람객에게는 기념품이 있어요~"


 을래 이게 웬 득템? 기념품 안 사도 되겠네.



 현대미술관 실내는 무척 깔끔하다. 무료 라커룸에 가서 가방이랑 모자 넣어놓고 홀가분한 차림으로 관람에 나선다.



[Views through a Sand Dune]
As Nancy Holt explains in her Self- Interview, in the early 1970s she began making her first earthworks, which developed from her Locators, out in the landscape. Views Through a Sand Dune and Hydra's Head laid the foundation for Holt's later earthworks exploring ideas of framing vision and bringing the cosmos down to earth at an even larger scale. On Narragansett Beach in Rhode Island, Holt created Views Through a Sand Dune in 1972 by inserting a concrete pipe through a sand dune, transforming the dune into a seeing device that framed views of the ocean and the shore. Holt took these photographs to communicate the experience of this focused looking.
[모래 언덕을 통한 전망]
낸시 홀트(Nancy Holt)가 셀프 인터뷰에서 설명했듯이, 1970년대 초에 그녀는 로케이터를 통해 개발된 첫 번째 토공사를 야외에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래 언덕과 히드라의 머리를 통한 전망은 비전을 구성하고 우주를 훨씬 더 큰 규모로 지구로 가져오는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홀트의 후기 토공사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로드 아일랜드의 Narragansett Beach에서 Holt는 1972년 모래 언덕을 통해 콘크리트 파이프를 삽입하여 모래 언덕을 바다와 해안의 전망을 구성하는 관측 장치로 변형시켜 모래 언덕을 통한 전망을 만들었습니다. Holt는 이러한 집중 검색의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1층 모두 할애되어 전시된 낸시 홀트의 작품 세계. 모래 언덕에 파이프 올려놓고 찍은 공사장 공정 사진 같은 작품이 무슨 예술적 의미를 지니는지 한참 고민해 봤는데... 구멍(hole)을 통해 바라보는 장면은 집중해서 보는 경험(the experience of this focused looking)이다... 라는 말을 하려나보다.


 대충 봤으니, 2~3층(스페인 기준으로 1~2층)으로 가 봅니다.



 엥...? 그냥 와인병과 포장지? 와인병이 예쁘게 생겼으니 예술이라고 우기면 맞긴 한데...



 펀칭기로 구멍낸 잡지와 펀칭 조각 모음 봉지...

 작가는 무슨 말을 전달하고 싶으셨던 걸까.



 숫자가 점선처럼 타각된 수많은 종이들.



 mother라는 단어 위로 무수히 지나가는 색색의 실들.



 도슨트 없이 혼자 돌아다녔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음....

 현대 예술은 어렵구나... 만 강하게 느꼈음.



 쟤들은 작품 아닌, 건물 외벽에 앉은 진짜 비둘기인데, 전시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아서 그냥 찍어봄. 별 이질감이 없다. 늬들도 현대 예술을 아니?



 역시 미술관은 공간이 예쁘다.



 요 오렌지 색 8각룸에서는 관람객에게 직접 오렌지를 짜 먹을 수 있는 키트를 제공한다. 나도 셀프 착즙해서 한 컵 마셔봄.



 암실에서 돌아다니는 빛의 여우. 꽤나 몽환적인 분위기가 났다.



 통째 흙과 나무, 이끼들을 떼어다가 대벌레를 넣어 넣고 전시 중.



 어려워요. 어려워요.



 나는 난해한 작품들보다는 깔끔한 현대미술관 공간 자체가 제일 좋았음...



 언제나처럼 마무리는 기념품 샵.

 아까 볼펜 연필 받았으니 그걸로 퉁치고 안 살래요.


 이제 짐 챙겨서 바르셀로나를 떠나야 할 시간.


 슬슬 공항 갈 준비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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