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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투알 개선문 답사기

에펠탑과 쌍벽을 이루는 파리 랜드마크

(이전 이야기)


https://brunch.co.kr/@ragony/599


2024년 11월 18일 월요일.

파리 여행 닷새 차. 총 여정 10일 차.


아침 첫 일정으로 오랑주리 미술관(Musée de l'Orangerie) 관람 후 카페 라페로우스 콩코르드(Café Lapérouse Concorde) 가서 차 한 잔 마시고, 오텔 드 라 마린(Hôtel de la Marine) 관람 후, 르 플로렌틴(Le Florentin) 브라세리(brasserie) 방문해서 점심으로 프랑스 현지식 먹고, 팔레 루아얄(Palais Royal) 다녀온 후 파리 시청사(Hôtel de Ville) 잠시 구경한 후,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 공사 현장 둘러본 후 인근에 있는 고서점 Shakespeare and Company 둘러보고 국립묘지 팡테옹(Panthéon) 답사 후 에투알 개선문 올라가서 야경 감상하고 온 이야기.


당일 17시 57분부터의 기록.






팡테옹을 보고 난 후의 원래 계획은 뤽상부르 궁에 잠시 들른 다음에 프랑스 혁명 역사의 현장인 바스티유 광장을 답사하고 저녁 먹고 들어가는 일정이었습니다만, 이틀 전 토요일에 라데팡스 갔다가 크리스마크 마켓 관광과 에투알 개선문 관람을 바꿔먹는 바람에 부득불 에투알 개선문 관람으로 일정을 바꾸었습니다. 파리는 정말정말 가 볼 곳이 많아요.


뭘 타고 갔었더라. 이제 기억도 안 납니다. 암튼 구글신이 시켜주는 대로 팡테옹에서 적당히 대중교통을 타고 가면 어렵지 않게 에투알 개선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동에 대충 40여분이 걸렸습니다.


https://namu.wiki/w/%EC%97%90%ED%88%AC%EC%95%8C%20%EA%B0%9C%EC%84%A0%EB%AC%B8


에투알 개선문은 1806년 나폴레옹의 명령으로 착공된 로마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본떠 만든 근대 개선문입니다. 공사중단과 재개 등 우여곡절 끝에 1836년에야 완공되었는데, 착공을 지시했던 나폴레옹은 이미 사망한 뒤였죠. 그래도 그의 장례식에 그의 시신이 완공된 개선문을 통과했었다니 죽어서라도 소원성취는 했었네요. 에투알 개선문은 에펠탑과 함께 파리를 상징하는 중요한 랜드마크 중 하나입니다.


'에투알'은 프랑스어로 '별'이란 뜻이래요. 이 개선문이 무려 12개 교차로의 한복판에 있거든요. 항공사진을 보면 불빛이 번져나가는 별 모양의 한 복판에 위치한 개선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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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투알 개선문은 웅장하고 거대한 문입니다. 별 기능이 없는 전쟁기념비 역할의 건물일 뿐인데 이런 걸 이렇게 웅장하게 지을 수 있는 게 국력 아닐까요. 프랑스, 당시에도 돈 많았나 봐요.


어쨌든 당대에는 고생깨나 했을 것 같은데, 지어놓고 나니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으니 짓느라 고생한 투자비는 이미 다 뽑아먹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스토리가 담겨있는 랜드마크 건물은 관광객의 좋은 표적이 될 수밖에요. 저는 그래서, 건축물만큼은 돈을 좀 처발처발 해서라도 웅장하고 멋있게 처음부터 잘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지자체 시청 군청을 너무 호화스럽게 비싸게 짓는다고 국감에서 지적이 나온 걸 봤는데, 시청이나 군청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남을 수만 있다면 좀 과한 일회성 투자는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에투알 개선문으로 연결되는 횡단보도는 없습니다. 연결된 지하보도를 통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지하도로엔 버스킹을 하는 음악가가 있었는데 행인들의 관심을 그닥 받지 못했어요.



지하도에서 올라와서 본 개선문 측면뷰입니다.

석조 건물 특유의 웅장미가 물씬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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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둥에는 커다란 부조 조각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1814년 저항'이란 작품으로 1814년 나폴레옹 전쟁 당시 유럽 각국들이 결성한 제6차 대프랑스 동맹군에 맞서 싸우는 나폴레옹 군대 모습을 기념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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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 아치 하부에는 이렇게 석조 장미들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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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날은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던 날이었습니다.

관광하기 썩 좋은 날은 아니었지만, 도로에 번지는 불빛들은 예쁘군요.



저 멀리 라데팡스가 보입니다. 희미한 윤곽으로 현대 개선문인 그란데 아르슈(Grande Arche)가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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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뮤지엄패스를 보여주고 간단한 짐 검사를 하면 에투알 개선문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꼬불꼬불 나선형 계단을 끈기 있게 올라가야 합니다. 숨이 턱턱 막히네요. 여행은 다리에 힘이 있을 때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나중에 다리 힘없으면 가고 싶어도 못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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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옥상층 바로 아래와 그 아래, 2개 층을 전시관과 기념품샵으로 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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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주화를 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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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투알 개선문의 조각상에 담긴 여러 의미들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 순서대로(좌우상하).


1792년 출발 : 프랑스 혁명 제1공화국 기념

1810년 승리 : 쇤브룬 조약(오스트리아-프랑스 평화조약) 기념

1814년 저항 : 프랑스 저항(제6차 대프랑스 동맹군 대응) 기념

1815년 평화 : 파리 조약(나폴레옹 전쟁 종결)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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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박물관 겸 전시실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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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올라가면, 옥상 전망대가 나옵니다.

전망대 사진, 아낌없이 투척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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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전망대 두루두루 전경 영상도 찍어보았고요,



매 시 정각이 되면 에펠탑에서 반짝반짝 조명쇼를 합니다. 동영상으로 잠깐 남겨보았습니다.



늘 그렇듯, 투어의 끝은 언제나 기념품 샵.

주 테마는 개선문과 에펠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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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 것들 많았지만 눈에만 잘 넣고 왔습니다. 가격이...ㅠㅠ


관람 끝났습니다. 반대편 나선 계단으로 살살 걸어 내려왔습니다.


올라가기 전에 바빠서 놓쳤던 포인트를 더 찾아보았습니다.


먼저, 무명용사의 묘. 세계 제2차대전 때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는 공간이라고 하는군요. 성화는 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참전 기념판. 한국인으로서 마음이 짠하군요.



비가 좀 왔지만, 그래도 폭우가 아니었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무사히 에투알 개선문 관람을 마쳤습니다.

뭐든 눈에 보여야 기념이 되고 기억이 된다는 것에 공감한 기념비적 건축물이었습니다.

에펠탑도 그렇고, 프랑스는 이런 걸 참 잘하는 것 같아요.






※ 다음 이야기 : 프랑스 대표 카바레, 물랭루주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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