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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다유 Apr 07. 2022

N잡러-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서

현장해설사와 함께 감악산 출렁다리와 산머루농원 체험


오랜만에 현장 해설사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 사업의 하나로 이번에 중구시각장애인 현장해설센터에서 진행하게 되어 현장해설사로 파견되었네요


장애인 단체나 복지 관련 기관 등 정부 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하는 곳은, 겨울방학이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 이냐고요?

대부분 복지 관련 사업이 3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1월 초에 마무리됩니다

그러다 보니 3~4개월 정도 겨울잠을 자야 합니다


그럼 관련 복지 기관이나 단체는 그동안 무엇을 할까요?

대부분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복지 기관, 단체는 제대로 활동비가 쓰였는지 보고해야 하기에 제출해야 할 서류도 많습니다

또한 다음 해 사업을 위한 준비와 계획서를 세우느라 바쁘게 돌아갑니다


사회공헌일자리 대부분이 이렇게 진행되다 보니 N잡러가 될 수밖에 없네요

프리랜서로 활동한다는 것은 스스로 알아서 먹이를 구해야 하는 극한 직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가끔 저에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도 N잡러로 살고 싶다고 상담을 해오는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다 맛있는 건 아니라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자립이고 현재 일자리에 충실하면서 부캐를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해보라고 합니다

그럼 저의 부캐는 몇 개나 될까요? ㅎ

그래서 결론적으로

부의 파이프라인을 많이 만들어 두는 게 중요합니다


이제 바쁜 계절이 왔습니다

계절만 바쁘게 겨울옷을 벗어던지고 꽃을 피우고 새순을 돋게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N잡러의 오늘 하루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현장해설사가 미리 답사를 하는 이유"


현장해설사는 수어통역사와 비슷합니다

단지 귀로 들리는 부분을 수어로 하는 대신에 눈으로 보이는 부분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틀립니다

공통점은 생방송이라는 것이죠

그 힘들다는 라이브를 우리는 실시간으로 진행합니다


그래서 행사가 있다면 미리 답사를 다녀옵니다

아무리 베테랑 현장해설사도 아는 만큼 보이고 설명할 수 있기에 답사는 중요합니다

이번에 진행될 프로그램은 파주지역으로 갑니다

바로 감악산 출렁다리와 산머루 농원에서 와인 담기, 머루쨈 만들기 체험입니다


오전 10시에 서울에서 출발해 5시에 도착하는 하루가 소요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시간 점검과 동선 체크, 

주변 경관과 도로 사정 등 미리 파악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봄비가 이쁘게 대지를 적시던 토요일에 그렇게 미리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봄나들이,

 감악산 출렁다리"


날씨가 완연한 봄 날씨를 뽐내던 토요일 오전 10시,

3명의 시각장애인과 동반 활동 보조사(3명), 현장해설사와 보조해설사 까지 8명이 모였습니다

미리 답사를 다녀왔기에 출발지에서 이동할 차를 어디에 주차를 해야 할지 파악해서 참가하는 분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두었습니다


모두 처음 보는 분들이지만 봄나들이의 들뜬 기분으로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오늘 첫 번째 목적지는 감악산 출렁다리!!

서울에서 출발해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해 보니 감악산을 휘돌아 위태롭게 나무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지난주 답사 왔을 때 너무 힘들었던 경험을 떠올려 중간에 쉼터에서 충분히 휴식시간을 두었습니다

출렁다리 입구 쪽에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팔각정 앞에 모였습니다

이제 현장해설사가 앞에 펼쳐진 장엄한 풍경을 설명해야 합니다


우리가 서 있는 뒤쪽으로 멀리 풍경을 내려볼 수 있는 정자가 있습니다. 지붕은 기와가 얹어 있고, 8개의 나무 기둥이 지붕을 지탱하면서 기둥과 기둥은 나무 난간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12시 방향 정면으로는 감악산의 산봉우리들이 겹겹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9시 방향에 지금 우리가 건너왔던 감악산 출렁다리가 산과 산을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연결되어 있습니다. 출렁다리의 빨간색 난간이 선명하게 보이면서 그 아래로 설마천이 골짜기를 따라 흘러갑니다


이어 산과 산을 이어 아찔하게 연결되어 있는 감악산 출렁다리를 설명합니다


우리나라 최장의 길이를 자랑하는 감악산 출렁다리는 몇 미터 일까요? 150 미터입니다. 폭은 성인 남자 2명이 여유 있게 다닐 수 있네요~다리 난간의 사각형 모양의 은색 강철 프레임에 배드민턴 라켓처럼 굵은 철사로 벌집모양으로 잡아두었습니다,, 이 직사각형 모양의 프레임이 다리 난간을 따라 쭉 이어져 있고 그 뒤로 빨간색 막대 모양의 강철이 세로 모양으로 다리 난간을 잡아주고 그 위 은색의 강철이 빨간색 막대를 쭉 연결해서 단단하게 고정을 해 주었습니다. 바닥은 나무다리 느낌을 주기 위한 밤색나무결 소재에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해두었습니다


자, 그럼 천천히 이동하시겠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다리를 건너 보았는데 다리멀미를 했어요~약간 무서울 수 있지만 짜릿한 느낌도 가져보세요



산머루 농원과

와인담기와 머루쨈 만들기


점심 식사를 하고 10분 거리에 위치한 산머루 농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산머루 농원이 워낙 유명해서일까요? 마을 이름도 산머루입니다

1979년에 머루 재배를 시작한 산머루 농원은 지금은 주변 농가에 산머루를 계약재배로 받아서 와인과 쨈, 주스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주변 농가는 산머루 농사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서로 상부상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와인의 주 재료는 포도를 넣고 만들지만 이곳은 머루를 넣어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산머루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는데, 이곳 전담 해설사가 저의 부담을 가져갔네요

1차 체험은 와인병에 와인을 담아 완성하기입니다


항아리 와인 입구에 수도꼭지를 젖혀서 각자 받은 와인병에 담습니다

코르크 마개를 수동 기계에 넣고 아래쪽에 와인병을 올려주고 위에서 아래로 꾹 눌러주면 와인병안에 코르크 마개가 쑥 들어갑니다

마지막으로 와인병 윗부분을 뚜껑모양의 스티커로 밀착시켜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뜨거운 드라이기로 말려줍니다

체험하기 전에 예쁜 벽화 앞에서 찍은 사진을 붙여두면 나만의 와인병이 탄생합니다


2차 체험은 직접 머루 쨈을 만들어 보는 시간!!

미리 쨈을 만들 분량대로 소분해서 준비를 해 두었네요~ 설명한 순서대로 넣고 따뜻한 온도에 맞춰 살살 저어주면 됩니다


정안인들에게 이런 작업은 아주 간단하고 쉽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재료의 위치, 모양, 느낌을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불을 사용하기에 자칫 손이 데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전체적인 체험실의 분위기도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비장애인(정안인)과 같은 공간에서 느낌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장해설사님,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해설사님, 혹시 성우세요?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현장해설사는 시각장애인에게 나눠주는 수신기를 통해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그러다 보니 마이크 소리가 자칫 파열음이나 숨소리로 듣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현장해설사로 투입이 되다 보니 전달되는 목소리에 신경이 쓰였는데 모두 좋다고 성우 같다고 말씀해 주시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네요


생각해 보니 매일 목소리를 단련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새벽낭독을 통해 매일 책을 낭독하고 토론하면서 목소리 훈련과 전달이 자연스럽게 연습이 된 것 같다고 자체 평가를 해봅니다


오늘 참여해 주신 분 중에 제3라디오에서 팟캐스트로 진행을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제3라디오는 장애인 방송 채널입니다

저도 장애인식개선 강사를 하고 있기에 서로 대화가 잘 통했습니다


"해설사님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해보니

시각장애인에게 현장해설사가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N잡러는 다양한 직업을 통해 소소하지만 꾸준한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에 여러 개의 일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중 제가 선택한 N잡러는 사회공헌활동입니다

기본적으로 봉사의 마음이 탑재되어야 하며 들어오는 수입도 소소합니다

하지만 저에겐 더 큰 보람과 감동을 선물로 받기에 또한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오늘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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