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쯤이었나 이상의날개 시작하기도 전에 서울전자음악단 2집을 정말 엄청나게 돌려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버스 타고 다닐 때 이 솔로를 들으면 마치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정말 귀가 닳도록 들었습니다.
그땐 아직 이상의날개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코찔찔이 음악인이었고 선배님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대 기타리스트이셨는데, 어느덧 시간이 이만큼 흘러 저도 조금은 성장해 제 앨범 몇 장을 드릴 수 있는 음악인이 되어 오늘 공연 후 선배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서울전자음악단 공연은 여러 번 봤지만 항상 타이밍이 좋지 않아 인사를 드릴 기회가 없었는데 늦었지만 이제라도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
이상의날개 음악에 서울전자음악단의 영향을 받은 몇 곡이 있습니다. 주위의 몇몇 사람에겐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은 모를 이야기. [의식의흐름] 앨범을 준비하며 여성 보컬 피처링을 꼭 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바로 서울전자음악단의 ‘꿈이라면 좋을까’를 듣고서입니다. 그 노래를 듣고 형수님의 보이스와 감성이 너무 좋아서 그런 보이스와 감정선을 가진 사람을 찾느라 정말 많은 뮤지션, 보컬들의 음악을 뒤지듯 찾아들었습니다. 결국 1집은 한유미 님이 도와주셨고, 2집은 아슬 님이 도와주셔서 음악이 훨씬 더 빛을 발하게 되었는데 그 시작이 바로 서울전자음악단의 음악 덕분인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하자면 1집 ’코스모스‘ 곡의 그 가을 정취의 ‘코스모스’를 우주에 빗대어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도, 후반부에 보컬이 나오는 부분을 그런 감성으로 표현한 것도 ‘꿈이라면 좋을까’를 듣고 그런 감성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코찔찔이 음악인 시절 귀가 닳도록 들었던 이 곡의 솔로를 오래간만에 오늘 공연에서 다시 들었습니다. 언제 들어도 놀라운 곡이고 놀라운 솔로입니다. 다른 곡은 관객의 뒷모습이 잡히지 않게 멀리서 내려다보며 찍었지만 이 곡만큼은 관객의 시야로 관객 사이사이의 틈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너무 멋지게 어우러져서 결국 이렇게 찍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다시 한번 보았습니다. 감동이 아직도 여전합니다.
선배님 멋진 연주, 멋진 공연 감사합니다! 또 뵙겠습니다!
202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