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집에
사나운 마녀(魔女)가 초대되었다
우악스러운 얼굴로
괴물 같은 고함을 질러대고
남겨진 음식들을
게걸스럽게 먹어대고
사나운 몸놀림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할퀴고 지나간다
지나간 자리마다
패이고 긁히고 망가진
갖가지 상처들이 나부끼고
보이지 않는 칼날 같은 언사(言辭)들은
그대로 가슴에 와서 박혀버린다
여기저기
상처에 신음하는 이들은 본체만체
어느 틈엔가
마녀(魔女)는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 곳엔
자발적으로 마녀(魔女)를 택했던
또 다른 상처투성이의 마녀(嬤女)가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