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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사지 않기

그 세일은 또 합니다!

우리는 '바로 배송'에 목숨을 겁니다. 하루라도 더 빨리 받고 싶은 구매자의 마음을 잘 아는 기업들은 너도나도 '바로 배송'을 경쟁합니다. 이제는 '당일 배송', '새벽 배송'까지 당연한 시대에 삽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빠른 배송을 받아 놓고 물건은 쌓아두는 걸까요? 당장 필요해서? 혹은 급해서? '바로 배송'으로 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사듯이 온라인 물건도 빨리 받아보고 싶은 우리의 조급한 마음 때문입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바로 배송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저'입니다. *팡 물류센터가 우리 집 물류센터요, 집 앞 마트가 우리 집 냉장고입니다! 바로 배송이 가능한 시대에 살기 때문에 급한 물건도 걱정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급한 물건도 없습니다. 생필품이 똑 떨어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거의 다 소진되어 갈 때쯤 구매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식재료도 마찬가지죠. 아무리 냉장고를 파먹는다 해도 냉장실과 냉동실을 0%로 비우고 장을 보지는 않습니다. 미리 사놓지도 않지만 식재료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  당일배송이 가능한 마트는 우리 집 냉장고의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저희 집은 팬트리가 없는 31평 확장 아파트입니다. 팬트리로 사용하고 있는 장소는 현관의 '신발장'입니다. 다행히 양쪽으로 신발장이 있어서 한쪽은 신발을 넣고 한쪽은 빈 공간으로 '펜트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여행가방 2개를 수납하고, 고장 난 에어워셔도 있고(빨리 딱지 붙여서 비워야 하는데 뭉그적 대고 있습니다), 사용하고 남은 생필품들이 조금 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로 인해 소비 통제를 하는 것과 돈을 아끼기 위해 소비 통제를  때의 가장  차이는 쇼핑에서 나타납니다. 매번 구매해야하는 생필품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세제‘라고 했을 때(집에 세제가 있는 경우) 평소보다 할인을 해서 판매하는 경우를 만난다면, 소비 통제를 할 때는 ’저렴하니까 사놓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니멀 라이프를 하게 되면 ’ 돈‘에 대해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할인 가격을 보지 않고 지금 필요한 것인가?라는 기준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집에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저렴하다고 미리 사놓지 않습니다.


수박 수박이 나왔어요/ 시원한 수박이 뚱뚱해요/ 참외 참외가 나왔어요/ 샛노란 참외가 꿀맛이에요
내일은 못 사요/ 빨리빨리 사가세요/ 내일은 못 사요/ 다 떨어집니다


홈쇼핑에서 묶음으로 판매해서 저렴하다는 것들을 많이 샀었습니다. 그렇게 대량 구매한 것들은 가족, 지인 등에게 넘치게 나누어줍니다. 풍성해서 나누는 마음이야 얼마나 좋냐만은, 사실은 그 비용들 모두 카드빚인 경우가 많습니다. 월급 안에서 생활해야 하는데 나의 소비욕으로 인해 구매한 물건들을 나누면서 넉넉함으로 포장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죠.


물건을 미리 사놓는 생활이 습관이 되면 우리 집의 공간은 물건들에 의해 점령당하게 되고 그 물건들을 정리하는데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래저래 낭비입니다. 몇천 원의 할인보다 나의 시간과 나의 공간을 지켜주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세일은 또 한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진짜 필요한 시기에 더 큰 할인이 기다릴지도요?!


내일 살 수 있어요. 천천히 사보세요. 내일도 재고는 채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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