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r Interview: KYE의 계한희
2011년 론칭 당시부터 패션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계한희 디자이너의 'KYE'. 혁신적이고 독특한 스트리트 아트 패션으로 예술적인 모티브를 상업적 제품으로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데뷔 초창기부터 펜디의 칼 라거펠트, 루이비통 니콜라스 게스키에르, 겐조의 움베르토 레온 등 세계 패션 거장이 그를 주목했고, BIGBANG과 2NE1을 시작으로 당대의 패셔니스타라면 한 번쯤은 KYE의 옷을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슈에무라, 젠틀몬스터 등 핫한 브랜드들이 'KYE(카이)'와 컬래버레이션을 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왜 'KYE'일까요? 매번 위트와 재미를 담은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여 '믿보계(믿고 보는 계한희)'라는 말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겠죠. 브랜드 'KYE'와 'EYEEYE'를 디렉팅하고 있는 디자이너 계한희를 만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입혀주는 대로 입지 않고 반항까지 할 정도로 스스로 옷 입는 걸 매우 좋아했습니다. 옷과 액세서리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해서 리폼도 이리저리 해보는 게 취미였죠. 미술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늘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 외국에서 취직을 할지 여러 고민이 있었는데 사실 궁극적으로는 저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마침 졸업 컬렉션이 일본의 유명 편집매장 바이어 눈에 띄어 자연스럽게(?), 얼떨결에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중국 아디다스에서 제레미 스캇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KYE는 캐주얼 컨템퍼러리 컬렉션 브랜드로서 젊은 세대의 정서를 대변하는 과감하고 독특한 스타일을 제안하고 유쾌한 요소들로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남성스러운 셔츠에 코르셋 모형으로 양 허리를 조인다든가, 스포티한 옷에 레이스 소재로 페미닌한 느낌을 ‘믹스 매치’하는 게 주특기이죠. 졸업 패션쇼에서 손가락들이 감싸 쥔 듯한 모양의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었는데 몸에 관련한 아이디어를 키치스럽게, 손맛이 들어가는 크래프트적인 요소를 살리고자 한 게 브랜드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KYE의 로고도 손가락으로 형상화했습니다.
Bold!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시즌 콘셉트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시즌 그래픽 비주얼과 과감한 스타일링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딱히 애착이 가는 컬렉션은 없어요. 다 애착이 가는가 하면 또 다 싫은 것도 있고... 아무래도 딱 봤을 때 좋은 부분보다는 부족한 부분이 더 많이 보이고, 그래서 쇼 당일에도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있습니다. 쇼가 끝난 후 한 번도 시원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찝찝할 때도 있었어요. 성취감을 느껴야 할 때도 계속 아쉬운 점이나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부분이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편인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다 싫은 건 아니에요. 어떤 부분에 대해 좋은 건 당연히 있어요. 완벽주의자까진 아니지만 분명 그런 부분이 있는 거 같기는 합니다.
▲ KYE의 20SS 런웨이
레트로한 무드는 지속되고, 볼드한 컬러와 실루엣이 도드라질 것 같습니다.
이번 KYE SS 2020 컬렉션은 ‘UNTAMABLE’, 즉 ‘길들여지지 않는’이라는 콘셉트를 키워드로, 보다 더 다양하고 팝한 컬러와 과장되고 과감한 실루엣에 집중하였습니다. 소재와 다양한 디테일을 믹스하여 레이어드 된 디자인으로 KYE가 해석한 컨템퍼러리-웨스턴 스타일을 제시하였죠.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의 시원하고 밸런스 있게 풀어낸 룩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그냥 올 때가 많고, 주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확답을 주진 않지만 대화를 하다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뉴스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다방면에서 나오는 편입니다.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삶을 살아도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고, 거기서 캐치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영감을 얻기 위해서 제가 여행을 떠나야 한다던가 뭔가를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박민하 작가의 'Sun Gone'
친한 지인이자 순수미술 작가 박민하를 좋아합니다. 실제로 여러 가지 영감을 많이 받기도 하고 좋은 영향을 많이 주는 아티스트이죠.
한결같이 계속 열심히 하고 좋은 아카이브를 남기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디자이너로서도 비슷해요. 다양하게 잘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에디터 이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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