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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cgolian May 03. 2023

자유로부터의 도피

Mindset change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에힌리히 프롬이라는 심리학자의 유명한 저서 제목이다. 책의 내용은 쉽고 매우 간단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를 위해 투쟁한다. 또 획득한 자유에서 다시 도망간다’는 내용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40대 후반 김씨의 예를 들어보자. 심하게 번아웃이 온 이후 회사와 상담 및 협의를 진행하고도 해결책을 찾지 못해 이직이라는 선택을 하여 아주 괜찮은 새직장을 찾아냈다. 새직장은 연봉도 전직장 대비 높고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도 몹시 여유롭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적어서 아주 대만족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새직장에서의 삶은 말그대로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이직 후 1년, 전직장 동료가 부러운 투로 현직장과 전직장을 비교하여 한문장으로 요약해보라 했을 때 그는 이렇게 요약했다. ‘전직장 대비 연봉 2분의 3, 업무량 10분의 1, 스트레스 100분의 1’.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직장에서 3년이 지난 지금 김씨는 또 다른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 왜일까?


    이직 후 1년이 넘어서부터 그는 종종 외롭다는 말을 해왔다. 그런 얘기를 할 때마다 그의 지인들은 ‘배부른 돼지가 뚱뚱해서 고민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그를 무안하게 했다. 그도 지인들의 말에 상당 부분 동의하기에 갑자기 찾아온 시간적 여유에 그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 심리상태라 생각했다. 2년 여가 지나서 그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이유를 찾아냈다. 그것은 ‘소속감의 부족’이었다. 그의 새직장은 전직장 대비 작고 또 개개인의 자율에 의해 맡은 업무를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회사였다. 업무적으로 회사동료들과 같이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며 또한 같이 어울리는 회식이나 행사도 거의 없다. 말 그대로 본인이 알아서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며 성과를 내야 하는 구조였다. 나름 자기관리에는 어느 정도 스킬을 발휘해 업무성과 지표 등에 한참 미달이거나 한 적은 없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외로움은 더 깊어만 가고 사회에서 고립되는 듯한 느낌은 커져만 갔다. 그래서 그는 보다 큰 조직에서 유기적으로 일하는 것이 보다 나을 듯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직장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이직을 고민하던 그가 다시 그런 혹은 비슷한 환경으로 회귀하는 어리석은 고민을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우리 대부분에게 소속감은 무척 중요한 요소 이기도하다. 월든 호수가에서 자급자족으로 살아가지 않는 한 사회 속에서 당당한 구성원으로 본인의 위치와 역할을 인식하는 것은 삶의 만족도를 위해 매우 중요한 가치 중에 하나이다. 한쪽 편에서 동경하던 돈과 시간의 여유를 얻고 이동하면 다시 건너편에서 느끼던 소속감과 이에 따르는 만족감을 그리워한다. 말 그대로 자유로부터 도피하려 한다.


    위와 다르게 또 다른 한편을 집어보면, 요즘 많은 20-30대  세대들이 가상화폐 투자, 라이더, 인터넷 쇼핑 사업 등에서  일하고 있다. 물론 2000년 닷컴 세대처럼 플랫폼 사업 및 SW기반 창업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 또 일반 직장인들도 코로나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업무 형태가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 도입 등으로 많이 다양해졌다. 이러한 직업과 직장의 형태 변화는 젊은 세대들에게 시간적 자유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으며, 현직장과 직업에 대한 만족도 향상도 그 전세대보다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입도 괜찮고 시간적 여유도 있어서 현재 상당히 만족할 만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자유롭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진 현재의 환경에서도 구세대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가치와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친구들이 있으며 이러한 친구들은 부서장, 인사권자 혹은 파트너, 고객과의 호흡도 매우 원활하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 본다면 3-4년 뒤 이러한 친구 혹은 동료가 나보다 더 빨리 승진하며 수입도 더 커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상대적으로 비교할 경우 3-4년 뒤 본인의 직업 혹은 직장의 만족도는 현격히 낮아질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갈수록 불평과 불만족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직 혹은 다른 사업으로 변경 등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오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 또한 커져 본인의 삶은 만족도는 이미 사라진 후가 된다.


    이와 같이 직업과 직장에서의 수입과 시간적 여유가 만족스러운 상태는 주변인과의 비교나 평가에 의해 당신의 마음속에서 얼마 가지 않아 중요성이 떨어지고 만다. 이에 항상 본인을 변화시키는데 적극적이어야 하며 당신의 직업 혹은 직장에서의 목적과 목표에 따라 시간을 투자하는데 진심이어야 한다. 이는 자유로부터 스스로 벗어나는 일이지만 본인의 성향, 목표에 따라 스스로 선택해야 하며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 선택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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