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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 위기 민속 전승, AI?

153. 아카이브_ 동해

by 조연섭

인구감소는 경제·사회적 문제와 함께 문화적 단절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지역 기반 민속문화는 전승자의 부재로 인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마을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민속을 계승했지만,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전통을 이어갈 사람이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전통 계승의 패러다임을 바꿀 시점에 와 있다.


이유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전통 연희, 춤, 음악을 디지털화해 지속해서 보존할 수 있고, AI 기반 아카이브와 콘텐츠 제작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으며, 기록 역시 AI를 활용한 재창조와 산업화로 전승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민속 전승 사업은 재창조와 유럽형 문화정책을 반영한 연결 적 사고와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3단계 접근법을 제안한다.


1단계, AI로 인물 생성 및 민속공연 연계

전통문화 전승의 핵심은 ‘사람’이다. 마을민속이란 무형유산의 가치는 물론, 이를 연행하는 사람의 삶과 이야기가 녹아 있는 살아있는 문화다. 하지만 인구소멸로 오늘날 젊은 세대가 전승자로 나서지 않으면서, 이를 잇기 위한 대안이 시급하다. 여기서 AI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민속 전승자의 얼굴, 음성, 몸짓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통 공연을 재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 지역에서 활동했던 명인들을 AI로 복원하여, 후대와 교감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방식이다.


AI가 만들어낸 전승자 캐릭터가 실제 배우들과 협업하여 무대에 서는 방식으로 공연을 기획하면, 전통에 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와 접점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을 활용해 AI 전승자와 관객이 소통하는 상호작용하는 공연을 만든다면, 새로운 형태의 민속공연이 탄생할 수 있다.


2단계, AI 기반 민속 아카이브 구축

AI는 일반 공연을 만드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전승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AI 민속 아카이브’로 확장해 구축해야 한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민속 기록 방식에서 탈피해 음성·영상·문헌 데이터를 학습시켜, AI가 직접 전통 지식을 구술할 수 있도록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실제 전승자들의 움직임을 캡처해, AI가 전통춤과 연희를 재현 설계하고, 전통악기 연주법을 AI에 학습시켜, 과거의 연주 스타일을 복원하고 계승할 수 있다. 이렇게 구축된 AI 민속 아카이브는 데이터 저장소 기능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전승 플랫폼이 된다. 특히 소멸 위기의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사라져 가는 지역 농요나 무속 음악을 AI가 복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 어디서든 재현하고, 특정 지역의 전통이 다른 지역과 연결되면서 지속해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3단계, AI 기반 민속 문화콘텐츠 산업화

전통문화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경제적 가치까지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AI 기반 민속을 게임, 뮤지컬, 연극, 메타버스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설과 신화 기반의 AI 스토리텔링 민속 게임 개발, AI 전승자가 출연하는 디지털 국악 뮤지컬 기획, VR·AR 연극과 디지털 국악 뮤지컬 기획, 메타버스 속 가상현실에서 전통 장터·마을을 구현하고 체험형 콘텐츠 등을 준비하고 전통문화를 현대적 방식으로 재해석하면, 민속 역시 산업화가 가능하다. 그동안 보존과 전송개념의 틀을 깨고 문화적 자산이 경제적 자산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인구감소로 인해 전통문화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자산에 머무를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민속이, 이제는 디지털 공간에서 전국·전 세계 어디서나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결론, 지금이 AI 기반 민속 전승 시작할 때

한국의 마을민속은 전승자의 부재와 관심 부족으로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현재 보존은 주로 영상·문헌 기록에 의존하지만, 실질적인 계승과 재창조가 부족한 실정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아카이브 구축, 콘텐츠 산업화, 교육 연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전승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인구가 줄어들고, 전통을 이어갈 사람이 사라지는 시대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전승 방식의 고민은 필수다. AI 에이전트 시대에 접어든 지금, 인공지능은 소멸 위기에 처한 마을민속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하는 생명력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AI를 활용한 인물 복원, 민속 아카이브 구축, 콘텐츠 산업화는 기술 실험이 아니라, 민속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이제는 민속 문화유산의 보존 패러다임은 ‘기록’에 이어, ‘복원’과 ‘재창조’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전통을 잇지 않으면, AI라도 이를 이어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구소멸이 문화소멸이 되지 않도록, 지금이야말로 AI를 활용한 차세대 민속 전승 사업을 시작할 때다.

강원일보 2.24일 자 발언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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