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연섭 Nov 17. 2024

춤의 언어로 ‘국보’를 빛냈다. 이사부무용단

144. 동쪽여행

동해왕 이사부 장군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리고 전승하는 ‘이사부무용단’의 정기공연이 16일 삼척 대학로 상설공연장에서 개최됐다. “국보 죽서루, 춤으로 빛나다.”를 주제로 올려진 이날 무대는 삼척 ‘죽서루’의 국보지정을 축하하는 무대였다. 이 무대에서 나타난 예술적 실천과 춤의 언어를 통해 느껴지는 철학적 연계성을 필자의 음악감상법으로 정리했다.


우선 전통무용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날 이사부무용단이 발표한 화관무, 파천무, 태평무, 검무, 창작무 ‘숨’, 교방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교방 장구춤 등 발표된 전통무용은 공연 예술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그 민족의 영혼과 삶의 철학을 담은 종합적 표현 형태다. 한국 전통무용은 절제와 조화의 미학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표현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사부무용단의 무용을 비롯한 한국의 전통무용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이자, 미래로 이어지는 문화적 유산으로서의 뿌리 깊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춤의 언어로 국보를 빛냈다.

김이사부 장군은 생명존중 정신을 실천한 역사적 인물이다. 그의 삶과 얼을 이사부무용단 전통 무용을 통해 계승되고 있음을 이번 무대로 알 수 있었다. 생명존중 정신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중시하는 철학적 가치다. 한국 전통 무용의 미학적 특징으로, 단순한 움직임 속에 내재된 깊은 철학과 정서를 상징하는 전통적 절제를 볼 수 있었던 무대다. 무대의 주제는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소설가 한강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로, 인간의 고통과 치유, 그리고 자연과  연관성을 춤으로 표현한 무대로 해석됐다. 무용과 문학이라는 서로 다른 예술 장르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정신적 흐름인 철학적 연계 역시 엿볼 수 있었다.

한강의 소설을 닮은 이사부 정신을 기리는 이사부무용단
공연 맥락 분석

김이사부 장군의 생명존중 정신은 역사적 인물의 행적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예술을 통해 계승되며, 새로운 해석을 얻고 있다. 특히 그의 정신은 이사부무용단 무용의 절제된 표현 안에 담겨 있으며, 이는 신체적 움직임뿐 아니라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술적 언어로 기능했다. 이러한 무용의 메시지는 인간의 고통과 자연의 조화라는 한강의 문학적 주제와 맞닿아 있었다. 한강은 작품 속에서 인간의 내면적 상처와 이를 둘러싼 자연의 관계를 조명하며, 생명 자체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했다. 김이사부 장군의 정신과 한강의 작품 세계는 모두 인간과 자연을 하나의 유기적 관계로 바라보며, 이를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하는 공통점을 공유한다.


예술의 융합과 철학적 연계성

무용과 역사인물, 문학은 형태와 표현 방식이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의 본질과 세계의 조화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목적을 가진다. 김이사부 장군의 생명존중 정신은 무용을 통해, 소설가 한강의 문학은 글을 통해 그 철학을 전한다. 이는 현대 예술이 특정 장르를 초월하여 인간성과 생명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전통의 현대적 계승

이사부무용단의 전통적 절제는 과거의 미학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한 사례다. 전통은 단순히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재창조될 때 더 큰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인간과 자연의 상호 의존성

한강의 문학과 이사부 무용단의 춤 모두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강조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기후 위기와 생태적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고려할 때 더욱 중요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예술은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김이사부 장군의 생명존중 정신과 이를 계승한 이사부 무용단, 그리고 한강의 문학은 서로 다른 형태의 예술적 실천이지만, 공통된 철학적 흐름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연계성은 예술이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보여줬다. 무용과 문학은 과거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적 맥락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며, 우리 사회에 중요한 정신과 지혜를 보여준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도 문화상 수상과 전국한국무용대회 지도자상을 수상 경력의 이사부무용단 원순희 단장은 소감을 묻는 필자의 질문에서 “지역예술인들이  창조적  작품세계를  맘껏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동해왕 이사부의 생명존중 정신을 춤으로 되살려내는 예술적 해석은 최고였습니다. 절제된 동작 속에서 자연과 인간, 생명의 조화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습니다. 특히, 전통적 미학과 현대감각의 조화를 통해 이사부 정신의 동시대적 재해석에 참여해 준 단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열정은 무대위에서 빛났으며, 사람과 자연, 그리고 생명의 본질을 찾아 나서는 하나의 성찰의 장이었습니다. “라고 했다.

[ 포토리뷰] 사진_ 김형철, 조연섭
매거진의 이전글 조화와 절제의 미학, 다화전 ‘찻그릇, 꽃그릇’ 개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