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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연 Mar 17. 2022

외국 한달살기... 당신의 용단을 응원합니다!!

계획을 세우지 마세요~ 그냥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나세요..



슬슬 '태국 한 달 살기'의 놀이가 끝나 간다. 그리고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는 것 같다. 발가락도 물집이 터졌다 아물었다 또 터졌다 아물기를 반복하면서 아주 난리도 아니다. 그래서 남은 며칠은 카오산 반경 7km 정도 안에서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놀아보기로 했다. 하루는 안 가본 카오산 주변의 도로 및 골목길을 샅샅이 뒤지며 걷기도 했다.  이런 콘셉트로 걸었지만 하루 20km를 넘게 걸었다. 그래도 걷다가 맘만 먹으면 호텔로 힘들지 않게 돌아갈 수 있는 위치들이었기에 심적으로 부담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카오산에서 몇 블록 걸어가면 볼 수 있는 '짜오프라야 강'



그리고 걷다 보니 스님들이 거주하시는 숙소로 보이는 매우 깨끗하고 청결한 느낌의 건물들도 보았는데 처음 보는 풍경이라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카오산 주변을 맴돌다 람부뜨리 로드 주변에 비슷한 거리도 또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 로드를 지나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니 큰 대로변 옆에 사람들이 줄 서 있다. 검색해보니 그곳이 그 유명한 갈비탕집 '나이쏘이' 다.


맙소사... 너무 맛있잖아~


100점 만점에 200점 갈비탕 맛집!!


 나도 한 번 줄 서서 먹어보았다. 그런데 세상에나~ 너무 맛있다! 한국에서 갈비탕 잘하는 집에서 먹는 딱 그 맛이었다. 육수에 밥까지 말아서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다 먹었다. 그냥 걷다가 발견한 집인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와!! 정말 최고였다. 그래서 다음 날 또 가서 먹었다. 역시 계획 없이 막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맛집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I'm from Japan"


밥도 든든히 먹었으니 또 열심히 휘젓고 다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샤워 후 오후에 다시 또 나왔다. 이번엔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더 이상 많이 걷지 않겠다는 내 의지이기도 했다. 이번엔 카오산 주변 시장길 같은 곳을 30여 분 걷다 보니 무슨 공원 같은 곳이 나왔다. 날이 더워 공원 벤치에 누워있는데 경찰 같은 사람이 다가오더니 누우면 안 된다고 일어나라고 한다. 왜 저러나 불만이었지만 일단 경찰 같아 보여서 일어나 앉아 있다가 다른 벤치로 이동해서 다시 누웠다. 그러자 한 10분이 지나서 다시 그 사람이 다가오더니 짜증 섞인 말투로 눕지 말라고 한다. 나도 짜증이 나서 한 번 째려보니 나보고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이렇게 답했다. "I'm from Japan"...


한 달 살기 여유로움의 정석이랄까...


구글에 검색해보니 '파쑤멘요새'라는 공원인데 왜 자꾸 눕지 말라고 했는지 아주 살짝 이해는 갔다. 아무튼 좀 짜증이 나서 앉아있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사람이 많은 식당이 하나 보이길래 또 들어가서 뭐 하나 시켜 봤다.  뭐 맛은 그냥 쏘쏘!! 그리고 바로 근처에 구운 바나나를 팔길래 그것도 한 번 먹어봤는데 이건 나이스!!

생각보다 맛있었던 구운 바나나~

호텔로 돌아가 호텔 1층에 있는 내 마실이기도 했던 맥도널드에서 맛있는 옥수수 파이와 버거 세트 하나를 먹고 호텔로 복귀했다. 참고로 한국의 맥도널드에선 그 치명적으로 맛있는 옥수수 파이를 왜 안 파는지 모르겠다. 배도 부르고 나른 나른한 몸을 침대에 내팽개치고 한 숨 잤다. 그런데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두워진 밤에 밖에서 우르르 쾅쾅~ 소리가 나길래 밖에 나가보니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고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맥도널드 입구 옆 바닥에 거지처럼 앉아 하염없이 비 구경을 했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태국의 날씨다. 거리가 물에 잠길 정도로 비가 계속해서 쏟아졌다. 딱히 할 게 없어서 맥도널드 입구 옆 땅바닥에 주저앉아 비 내리는 걸 30분 넘게 구경했다. 그리고 밤 9시에 나는 또 피자와 스파게티를 사 먹었다. 람부뜨리 로드 끝에 있는 '피자 컴퍼니'라는 피자 체인이데 맛이 꾀나 훌륭해서 이곳에서만 피자&스파게티를 4번이나 사 먹었다.


카오산으로 이사를 온 후 이곳 '피자 컴퍼니'에서 처음 먹었을 때 그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현지 음식에 지쳐가고 있을 무렵.. 어찌나 맛있던지..거의 울면서 먹었던 기억이~


이런 한량 같은 일상을 3일이나 보낸 후 '태국에서 한 달 살기'놀이를 끝마쳤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와 집에 있는 체중계에 올라간 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출국 전 몸무게가 70kg이었지만 귀국 후 몸무게는 74kg이었다. 몸무게가 4kg 정도 빠졌을 것을 예상했지만... 한 달 동안 500km를 걷고 그렇게도 많은 땀을 흘렸건만... 어찌 체중이 거꾸로 4kg이나 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생전 안 먹던 아침을 태국에선 아침마다 호텔 조식으로 배부르게 배를 채우고 맥도널드&버거킹을 끊임없이 드나들고 피자와 스파게티도 엄청 먹었다. 그게 이유였던 것이다.


 내가 느낀 여행의 정의!

여행은 돈의 문제이기보다 용기의 문제다

여행의 행복은 그 목적지에 닿기 위함이 아닌 그 목적지를 향한 과정이 행복이다

여행을 통해 다져지는 생각의 근육은 없어지지 않는다

함께 하는 여행은 행복하지만 혼자라면 더 행복할 수 있다


'해외에서 한 달 살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버켓 리스트에 반드시 하나쯤은 담아두었던 로망일 것이다. 돈만 많다면야 누구라도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다마는 그게 어디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돈이 차고 넘치는 사럼이 아니고서야 어정쩡한 돈과 시간으론 쉽사리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나의 경우는 한 달 동안의 호텔 비용과 항공기 값, 식사비용 및 기타 비용을 포함해 370만 원 정도의 경비를 지출했던 것 같다. 물론 좀 더 계획을 체계적으로 알뜰하게 세운다면 300만 원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외국에서 한 달 살기의 비용만 생각하면 안 된다. 일반 직장인의 경우 본인이 버는 한 달 수입까지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하려면 대략 600~700백만 원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직장인이 휴직 또는 퇴사를 하지 않는 이상 한 달이라는 긴 일정을 여행을 위해 뺀다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그저 로망으로만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되도록이면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외국에서 한 달 살기를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값진 여행을 통해 얻게 되는 풍부한 경험과 삶을 대하는 고착화된 생각의 전환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나만의 커다란 경쟁력이자 에너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감은 내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그 소중한 경험은 내 삶에 있어 평생 남을 나만의 자산이기도 하다. 태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면서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경험에서 나오는 풍부한 경험과 생각들,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는 아직도 생생하며,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변함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태국 한 달 살기, 제주 한 달 살기(제주올레길 완주)는 내 삶에 있어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러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도 못 할 경험치가 내 머릿속에 간직되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뿌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여행과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 갈 것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살면서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즐기면서 열심히 살았는데 당장 내일 그 어떤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을 뒤돌아보면 그다지 아쉽거나 후회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말이다.


             영어 못해도 무조건 go go!!


혼자만의 외국여행을 준비하면서 종종 이런 궁금증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영어를 전혀 못하는데 외국에 가서 혼자 어떻게 지내지? 그것도 한 달 살기라면 더욱 난감한데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디서부터 뭘 준비해야 할지 눈앞이 막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떠나버리면 다 혼자 헤쳐나가게 된다. 요즘에는 다양한 번역 어플들도 많아서 더더욱 영어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를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또한 로컬 식당이나 관광지에서 일하는 현지인들 역시 필수적인 생활영어 정도만 구사하는 수준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그들 앞에서 유창한 영어실력은 전혀 필요가 없다!!!



        너무 머리로만 이것저것 계산하지 말자!


사람마다 성격이 천차만별이기에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스타 일다 매우 다양할 것이다. 자신이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나처럼 그냥 호텔만 예약하고 무작정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나버려도 현지에 도착하면 다 알아서 생존하게 되어 있으니 무작정 떠나기 방법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주일만 지나도 현지에서의 자신감 넘치는 나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어깨가 으쓱해질 것이다!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너무 이것저것 복잡하게 머리로 계산하지만 말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겨보는 건 어떨까. 당장은 금전적인 고통이 따를지언정 그 보상은 평생 내 삶의 곁에서 나를 더욱 빛나게 해 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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