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거둔 일 한 올 한 올 전시했어
휘젓고 돌아다닌 흔적이니 '그때는 그랬지' 하며 들여다보느라
고개를 한 껏 숙이고 있었어
울퉁불퉁 고부랑길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힘에 부친다 생각 드니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고
주어진 일이라 해내었구나 토닥이며
남은 것 한올 두올 엮는 찰나에
돌아갈 길이 서서히 보이는 거야
저 끝일까?
이길로 가면 될까?
서성일 때
태양이 데려갈지
바람이 데려갈지
아, 달님도 좋아
내가 가야하는 날
비가 마중 나온다면 따라가려고
헌데 사람들이 나를 더 들여다봐
이 참에 못다 한 일 부탁해야겠어
<시작 노트>
할미꽃의 전설은 슬프다. 혼자 두 손녀를 키웠던 할머니 기력이 떨어져 의지 하러 찾았던 첫째 손녀에게 거절당하고 둘째 손녀에게 다다라 집이 보이는 앞에서 숨을 거두자 둘째 손녀가 발견하고 애통해하며 잘 묻었던 자리에 난 꽃이다. 오래된 전설이지만 현대도 다르지 않은 듯하다.
함께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