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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희 Mar 29. 2024

할미꽃

23.9.16

그동안 거둔 일 한 올 한 올 전시했어

휘젓고 돌아다닌 흔적이니 '그때는 그랬지' 하며 들여다보느라

고개를 한 껏 숙이고 있었어

울퉁불퉁 고부랑길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힘에 부친다 생각 드니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

주어진 일이라 해내었구나 토닥이며

남은 것 한올 두올 엮는 찰나에

돌아갈 길이 서서히 보이는 거야

저 끝일까?

이길로 가면 될까?

서성일 때

태양이 데려갈지

바람이 데려갈지

아, 달님도 좋아

내가 야하는 날

비가 마중 온다면 따라가려고

헌데 사람들이 나를 더 들여다봐

참에 못다 한 일 부탁해야겠어


<시작 노트>

할미꽃의 전설은 슬프다. 혼자 두 손녀를 키웠던 할머니 기력이 떨어져 의지 하러 찾았던 첫째 손녀에게 거절당하고 둘째 손녀에게 다다라 집이 보이는 앞에서 숨을 거두자 둘째 손녀가 발견하고 애통해하며 잘 묻었던 자리에 난 꽃이다. 오래된 전설이지만 현대도 다르지 않은 듯하다.


함께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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