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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리 Oct 27. 2023

사회성이 어려운 내 아이, 혹시 2e일까?

written by 주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네이버 카페를 통한 구매만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아가페'라고 불리는 네이버 카페 '아스퍼거 가족 모임방'에서 눈여겨 읽던 글이 있었는데, 이 글을 쓴 분이 따로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스퍼거 증후군 아들을 홈스쿨링으로 키운 작가의 이력은 차치하고라도,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방대한 정보력에 마음이 끌렸다. 2e라는 용어도 이 작가를 통해 처음 접했다.


2e란 twice-exeptional 의 약자로 직역하면 '두 배로 예외적인' 혹은 '두 배로 특별한'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양면특수아'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자폐 스펙트럼이나 ADHD, 난독증 등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영재성을 가진 아이들을 지칭하는 단어다. 영재성과 장애라는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특징이 한 아이에게 존재한다는 것이 2e의 핵심이다.


2e에 대한 연구 결과는 많지 않다. 내가 찾은 자료에 의하면 영재 집단 중 ADHD를 가진 아이가 약 10% 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자폐 스펙트럼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자폐인 중 특정 분야에 대해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서번트 증후군이란 부르기도 하지만, 이들의 경우 2e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폐적 성향이 짙게 나타난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자폐 스펙트럼의 경우만 고려했을 때 2e는 지능이 평균 범주에 속하는 고기능 자폐나 아스퍼거 증후군에만 해당되는 것 같다. 마일드한 자폐 중에서 영재성을 가진 사람들 말이다.


내 아이도 영재인가? 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단지 아이가 가진 강점을 키워주고 싶었다. 그것이 영재성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탁월하지는 않더라도, 아이가 가진 능력이 분명 존재한다고 믿었다. 예민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완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궁금했다.


"엄마, 나는 쓰레기야.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 고작 팽이 하나 돌리는 데 실패한 아이가 나를 향해 짜증을 낸다. 영어 한 문제 틀릴 때마다 손바닥으로 책상을 '쾅'하고 쳐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를 위해 이 책을 구입했다.


사실 이 책은 친절하지 않다. 상당히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고, 자료가 학술적인 데다가, 편집 자체도 복잡하다. 다만 거대한 흐름에서 이 책이 전하는 바는 확실하다. 남다른 아이에겐 그만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그 몫이 상당부분 부모에게 있다는 점. 백과사전 같은 이 책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다는 것. 개념도 낯선 2e에 대해서 이 만큼 많은 자료를 소개하는 책은 이전에 없었으니까.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2e가 사회성을 배우는 목적은 자신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사회 속에서 사랑, 인정, 존중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연습하는 것이다. 그 기술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타인에게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이 어떻게 나답게 표현하는지를 알아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PS. 참고로 이 책이 끝이 아니다. 이 책은 총 네 권의 책 중 첫 번째 책으로, 나머지 세 권의 책은 아직 집필 중으로 알고 있다. 다음 책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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