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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달 Jul 23. 2021

<부의 인문학> 서평

혁명가가 되거나, 적응하거나.



 인문학은 시대를 거슬러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과 돈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원리,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역사를 공부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독서를 통해 시대를 보는 안목을 키우고 통찰력을 배우기 위함이다. 다만 나는 인문학과 경제는 동떨어져 있는 영역이라 여겼다. 흥미롭게도 <부의 인문학>은 인문학적 통찰로 자본주의에서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저자의 뇌피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검증된 거인들의 이론에 입각한 투자법이기 때문에 신뢰할만하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정치나 정책 안에서 경제와 경기가 움직이는 원리가 무엇인지,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늘 궁금했다.

대통령도 바뀌고 정권도 바뀌었으니 곧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어째서 내 주머니는 더욱 빈곤해지는 걸까.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이 답해줬다.

 진보정권은 언제나 큰 정부를 지향한다. 진보정권은 서민과 약자를 돕기 위해서 재정지출을 늘리고 복지 정책을 확대하는 걸 좋아한다. 재정지출과 복지 확대 정책은 처음엔 경기 부양이 되지만 이후엔 인플레이션으로 찾아온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자산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가만 생각해보자. 이상하게도 진보정권이 집권하면 늘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진보정권의 따뜻한 복지 정책이 도리어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한 서민과 노동자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2021년 현재 우리나라도 COVID-19로 인한 정부 지원금이 풀리고 있다. 당장 다음 달에도 1인당 25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한다. 부동산은 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정부는 3기 신도시 개발을 한다며 토지 보상을 통해 정부 지출을 늘리고 있다. 화폐 수량의 증가가 물가 상승으로 나타나는 데는 평균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2년 뒤에 짜장면 값은 과연 얼마가 되어 있을까.


 저서 <노예의 길>로 유명한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유명한 말이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하이에크는 정치인이 인기에 영합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선심성 재정지출 정책을 선호할 것이라 했다. 잘못된 선의의 정책이 지옥의 문을 연 사례는 세계적으로 수도 없이 많다. 임대료 규제 정책 때문에 오스트리아가 얼마나 국가적으로 손해를 본 지 안다면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임대차 3 법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하이에크의 경고가 현실이 되어 이미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2장은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현실적인 부동산 투자법을 소개한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해답은 기승전 서울이다.  <도시의 승리>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이렇게 말한다. 일자리가 풍부하고 음식, 패션, 엔터테인먼트와 예술을 즐기기 쉽고 짝을 만날 기회가 많은 도시, 거기다 자녀 교육을 시키기 좋고 안전한 동네는 갈수록 성공하고 번영한다고 말이다. 서울에는 좋은 대학이 모두 몰려 있고, 혁신 산업인 방송국, 금융기관, 벤처 캐피털 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 회계, 경영 컨설턴트 역시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지식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 서울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슈퍼스타 도시 서울만큼 좋은 곳이 없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뷰캐넌의 공공선택이론을 통해 어째서 정부가 서울 재개발/재건축을 규제하는지 알 수 있다. 공무원은 말로는 사회적 후생, 복지, 정의를 내세우지만 예산을 늘리고 조직을 비대화해서 자신의 연봉, 승진 기회, 명예, 지위, 권력을 늘리려고 하기 쉽다는 것이 공공선택이론의 지적이다. 우려스러운 정책 중 하나가 분양가 상한제이다. 과연 분양가 상한제가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장경제 원리에 무지한 대중이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될지 모른다.



3장에서는 천재 경제학자들의 이론에서 도출해낸 필승 주식 투자법을 소개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실수와 실패를 줄일 수 있도록 응원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케인즈 혁명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천재 경제학자이다. 케인즈는 불황이 오면 정부가 지출을 늘리기만 하면 경제가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었는데 놀랍게도 워런 버핏도 케인스의 투자방식과 똑같다. 소수의 투자자의 편에 서라/집중 투자하자/장기 투자하라/신용 투자하지 마라/하루하루 시장의 변동을 무시하라/주식 가치 측정은 계량적으로 하기 어렵다/싸게 사라

 그동안 내가 주식 투자에서 판판이 깨진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케인즈의 주식 투자법을 심사숙고해야겠다.



마지막 4장 에서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돈의 흐름과 부의 작동원리를 읽는 법을 밝힘으로써 성공 투자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해 준다.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을 통해 인간의 과시 본능을 탁월하게 설명한다. 빌프레도 파레토는 '파레토의 법칙'이라 하는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냈는데 세상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20대 80의 법칙대로 흘러간다고 한다. 나심 탈레브의 <블랙스완>은 항상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리스트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슘페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무엇보다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사람이 일해서 돈을 버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빈부 격차가 심해진다는 주장이다. 부동산이나 주식 드의 자본을 가진 부자가 임금 근로자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돈을 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굴러간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부자가 되려면 먼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나. 대다수 사람들처럼 본능대로만 살아오지 않았나. 전략적 사고 없이 무턱대고 투자하거나 그냥 열심히 일만 해온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이제 선택은 두 가지다. 용감하게 세상을 뒤엎을 혁명가가 되거나, 또는 적응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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