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등기를 염두하고 매수 시 잔금일을 11월 12일로 했으니 어쩌면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리가 끝날 9월 말 즈음 대출규제, 은행실적 마감 등으로 10월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에 대한 염려 때문에 집수리가 끝난 9월 27일에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했다. 그 주 일요일에 입주청소를 마치고 당근과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45개에 집을 내놨다. 두근두근~♡
매수 당시 8월엔 매물이 많지 않았다. 매도가보다 전세가가 더 높게 나오기도 했고 헌 집들 위주여서 수리해서 내놓으면 경쟁력 있어 보였다. 하지만 내가 매물을 내놓은 9월 말. 이사 시즌이 다가와 그런지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나처럼 수리한 집들도 나오고 가격도 나랑 비슷한 수준에서 살짝 높거나 낮게 나오기 시작했다. 4000회 이상 당근에서 조회되는 동안 7건의 문의가 들어왔고 여러 부동산에서 예비 매수자와 집을 보고 갔다.
"집은 예쁜데...... 고민해 볼게요."
당연히 적지 않은 금액이 오가는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는 거래지만 매도소식을 기다리는 건 설렘과 아쉬움 사이를 오가게 했다.
잘 매도되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동안 걱정을 떨쳐버리려 마음관리에 집중했다. 매수할 사람을 상상하며 이 집에서 안락하게 생활하시길 바랐다. 그러면서 시세 변화를 알기 위해 신규매물 소식뿐만 아니라 매매 거래 알림 설정도 걸었다. 한 달 동안 20평 이상 매매이거나 18평 전세알림이 대부분이었다. 신규매물은 늘어나고 36일째 되는 토요일 아침 나는, 매도를 알렸던 부동산 45개 소장님들이 내 집을 팔기 위해 집중하도록 문자 한 통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당근에서 집을 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매수 시 소개받았던 부동산을 연결했다. 그날 오후...... 들뜬 부동산소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시겠다는 분이 나타났어요!
곧 선금이 들어왔고 그날 계약서를 쓰기 위해 남편과 곧장 부동산으로 향했다. 잔금도 3주 내에 치르기로 했다. 매수등기한 지 37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대로 하면 양도차익은 3200. 세금,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 순수익은 710이 된다. 목표했던 1200에는 훨씬 못 미쳤지만 매도 상황상 욕심을 좀 내려놓으니 속은 후련했다. 후루룩 뭔가 홀리듯 계약을 마치니 남편도 이젠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