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슬픈H Aug 07. 2020

슬픈H의 감성매매일지 (8월 6일)

아이구 배야

시작부터 코엔텍이 급등한다. 내 예상이 맞았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홍수 테마주가 가만있을 리 없다. 그래도 장초에 5%만 먹고 나왔다. 어제 드문드문 해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불길한 징조다.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 때 욕심부리면 안된다. 아니나 다를까, 팔자마자 흐르기 시작한다. 전형적인 테마주 패턴이다. 오늘은 촉이 좋다. 이런 날일수록 화이팅 있게 매매해야 한다.

한데 배가 아파서 집중할 수가 없다. 자꾸 LG화학 차트만 보게 된다. 한 번 조정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계속 오른다. 이걸 팔다니,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 그렇다고 지금 다시 들어가긴 너무 비싸다. 53만 원에 샀던 걸 68만 원에 사려니 손이 안 갈 수밖에.

꿩 대신 닭, 삼성SDI나 SK이노베이션을 사야겠다. 이럴 수가, 내가 알던 그 가격대가 아니다. 둘 다 어제 엄청나게 올랐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20%나 올랐다. 닭 쫓던 개가 된 심정이다. 모멘텀을 잘 포착해도 제대로 먹질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누군가 우량주는 파는 게 아니라 모으는 거라고 그랬다. 그냥 참고 기다리면 되는데, 나 같은 매매중독자에겐 가만히 있는 게 제일 어렵다.

그래도 다른 우량주를 고르지 않았던가. 삼성전자 말이다. 언팩 행사 하루 전 제품이 유출돼 불안했지만, 다행히 아침에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유예 처분 잠정 결론 뉴스가 떴다. 그 때문인지 오늘 조금 올랐다. 오너리스크가 해소됐으니 더 가지 않을까 싶다. 최근 단타에 치중했더니 조금 지친다. 자신이 산 주식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는데, 이번엔 좀 진득하게 연애하고 싶다.

삼성전자가 연인이라면 씨젠은 엄마 같은 존재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놓이고, 없으면 그립다. 엊그제 음봉을 보여줬을 때 조금 담았는데, 오늘은 장초부터 심상치 않다. 이틀 정도 조정하기도 했고 다시 한번 날아갈 때가 됐다. 고민 끝에 추매 결정. 탁월한 선택이었다. 곧바로 슈팅해 30만 원을 돌파하고 31만 원까지 도달했다. 평소 같으면 수익 실현했겠지만, 이제 어지간하면 안 팔 거다. LG화학의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씨젠 종토방에선 상매도 운동이 한창인데, 나도 동참하련다.

작가의 이전글 슬픈H의 감성매매일지 (8월 4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