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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픈H Aug 05. 2020

슬픈H의 감성매매일지 (8월 4일)

테슬라 오너가 되는 그날까지

주식하면서 이렇게 마음이 편한 적이 없었다. LG화학 덕분이다. 지난 금요일 실적 발표 후 전고점을 뚫고 날아올랐다. 몇 번 팔고 싶었지만, 더 갈 거라는 믿음으로 참았다. 그랬더니 광명이 찾아왔다. 3일간 20%가 올랐다. 이런 세상에, 3% 띄기에 익숙한 단타충에겐 과분한 수익률이다.

다만 오늘은 시초가가 고가였다. 양봉이긴 하지만 지지부진하다. 같이 올랐던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 전기차 관련주는 음봉이다. 며칠 사이 너무 올랐다. 당분간 조정 기간을 거칠 거다. 뭔가 아쉽지만 이쯤에서 수익 실현. 내일도 올라가면 할 말 없지만, 적당히 떨궈주면 재매수할 참이다. 누가 뭐래도 이제는 전기차의 시대다. 매일 이 정도만 하면 테슬라 오너도 꿈은 아니다.

한데 바이오니아가 말썽이다. 요새 바이오니아는 씨젠 못지않다. 끝도 없이 오른다. 마침 신고가도 달성했겠다, 제2의 수젠텍이 될 것으로 기대해 전일 막판에 들어갔다. 시작은 좋았다. 갭상으로 출발한 것이다. 그때 팔았어야 했다. 어어 하는 사이 +10%에서 -7%까지 떨궜다. 주포의 과격한 운전에 현기증이 난다. LG화학이 없었다면 그대로 던졌을 거다.

바이오니아뿐만 아니라 모든 진단키트주가 나락으로 떨어진다. 오늘은 조정 받는 날이다. 다행인 건 바이오니아가 3일선을 터치하고 반등해 보합으로 마무리했다는 사실이다. 다른 진단키트주에 비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알고 보니 오후에 콜롬비아에 코로나19 진단장비와 키트를 공급한다는 뉴스가 떴었다. 시외 가격도 괜찮다. 오늘의 보합은 내일 상승의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하련다.

종가에 코엔텍과 삼성전자를 샀다. 코엔텍은 홍수 테마주다. 물난리 중에도 예상보다 오르지 않아 의아하던 차였다.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이번 주 내내 비가 내린다. 태풍 하구핏도 북상 중이다. 그렇다면 좀 더 가지 않을까? 재료가 이렇게 명확한데, 떨구더라도 드라마틱하게 떨구진 않을 거로 생각했다. 무엇보다 오늘 넉넉하게 벌어뒀으니 조금 절어도 괜찮다.

삼성전자를 산 이유는 명확하다. 내일 밤 갤럭시 언팩 행사가 있어서다. 보통 행사에서 한 가지 신제품을 소개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여러 기종을 한꺼번에 선보인다고 한다. 킁킁, 맛있는 냄새가 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에 뺏긴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거다. 그렇다면 나도 승부를 걸어야지. 삼일 연속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건 불안 요소지만, 나는 본능에 충실한 감성매매꾼이다. 못 먹어도 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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