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부부는 '이것'을 잘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비결 같은 게 있을까? 연애 2년, 결혼 1년 차 신혼부부인 우리는 결혼 생활을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관련된 책을 읽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강의도 듣고, 세미나에도 참석을 했었다. 책, 강의, 세미나 모두 다 다른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 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게 있었는데, 바로 '소통'이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2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다. 깊이 고민하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간단하게 점수를 메모해 놓고 글을 읽으셨으면 좋겠다.
1. 우리 부부의 친밀감의 점수는 몇 점인가? (10점 만점)
2. 우리 부부의 대화 만족도의 점수는 몇 점인가? (10점 만점)
친밀감과 대화 만족도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어느 논문에 따르면 대화가 잘 이뤄지면 이뤄질수록 친밀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상관 관계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여기 소통에 관한 재미있는 우화가 있다.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부부가 된 사자와 소가 있었다. 사자와 소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다고 여기는 것을 상대에게 주고 싶어했다. 사자는 가장 맛있는 고기를 소에게 줬고, 소는 가장 맛있는 풀더미를 사자에게 줬다.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 고기를 먹지 못하는 소는 점점 말라 비틀어져 갔고, 마찬가지로 풀더미를 먹지 못하는 사자도 점점 말라 비틀어져 갔다. 결국, 둘은 이혼하고 말았다. 눈치 채셨겠지만 이 이야기의 교훈은 바로 '소통'의 중요성이다.
사랑이란 내가 원하는 걸 상대에게 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걸 주는 것이다.
사자와 소가 이혼을 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바로,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다. 대개 아내들은 말 속에 마음을 숨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아내 : 여보, 우리 동네에 예쁜 카페 생긴 거 알고 있었어? (속마음 : 예쁜 카페에 여보랑 같이 가고 싶어.)
- 남편 : 응. 알고 있었지.
남편들은 마음 속에 말을 숨긴다. 즉, 아내에게 말을 잘하지 않는다. 부부 싸움의 원인은 이렇게 다른 여자와 남자의 성향 차이에서부터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단언컨대, 소통만 잘 되어도 전쟁 같은 부부 싸움을 종식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결혼 만족도는 어떠한가? 10점 만점이라고 하면 몇 점을 줄 수 있겠는가? 점수가 낮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결혼 만족도라 함은 대부분 행복과 좋은 부부 관계를 떠올릴 것이다. 이는 친밀감의 정도를 의미하는데, 친밀감이란 부부로서 시간과 물질, 공간, 이야기를 통한 경험, 생각, 감정 등을 공유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부부 친밀감은 부부 애착(연합)이라고도 한다. 부부도 애착을 이루어야 안전감과 깊은 사랑이 형성된다. 친밀감이 어려운 이유는 대화와 원가족으로부터의 떠남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친밀감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원가족으로부터 떠남(독립)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에 원가족이 끼여 있으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받게 된다.
- 긍정 : 사랑과 관심(과도한 의존과 간섭) -> 효자/효녀라는 가면
- 부정 : 부정적 정서(분노, 우울) -> 부모의 영향 아래 있음
결혼하고 나면 원가족으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리적으로 독립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하고, 심리적으로도 독립해야만 한다. 원가족에게 어느 한 부분이라도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순간, 부부는 한 가정으로서 독립적으로 온전한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따라서, 필요 시에 원가족을 돌아보고 나머지 시간에는 우리 가족에게 집중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모든 말의 종류는 Thank와 Please로 이루어져 있다.
1) 여보, 오늘 밥 같이 먹을까? -> Please
2) 여보, 피곤할 텐데 요리해줘서 고마워 -> Thank
이외에도 모든 대화를 잘 분석해보면 Thank & Please로 구분되는 걸 볼 수 있다.
또, 부탁은 공감과 요구(갈등 해결)로 이루어져 있다.
- 공감 : 슬픔, 외로움, 억울함, 기쁨 등 (그랬구나~)
- 요구(갈등 해결) : 갈등 원인이 되는 필요가 무엇인지 상대에게 닿도록 대화하는 것
대화 방법에는 공감 대화와 갈등 해결 대화가 있다. 모든 갈등에는 너와 나의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필요(욕구)가 전달되는 대화가 중요하다.
소통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메라비언의 법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메라비언의 법칙이란 의사소통에서의 언어적 요소는 7%만 차지하고 비언어적인 요소가 93%를 차지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는 비언어적인 요소(시선, 자세, 반응, 질문)을 잘 처리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소통에 있어서 절대로 주의해야 될 사항은 상대방의 말에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경험적 가족치료의 대가인 Virginia Satir는 "인간에게 문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한 문제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갈등상태(스트레스 상황)에서 말하는 방식과 대처하는 방식의 문제가 가족의 건강한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이다. 결혼할 때 상대방의 자라온 가정 환경을 보라는 얘기는 말하는 방식 또한 가족 내에서 학습된 대물림 현상이기 때문이다.
말을 상대방에게 내뱉는다고 해서 대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화가 잘될 수 있는 대화법을 학습해야만 한다.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갈등해결 대화법을 소개한다.
1) 관찰하기(상대가 한 행동) : 상황을 판단 없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
- 무엇을 보고(시각), 무엇을 들었는가?(청각)
> 당신은 매번 나를 무시하잖아 -> 당신은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을 두 번이나 하지 않았어
> 당신은 게을러서 ~ 당신은 이기적이야 -> 시댁에 갔을 때 내 의견은 묻지 않고 여행 결정을 했잖아
> 어머님이 나를 못마땅해 하시잖아 -> 지난주에 친구들 앞에서 "우리 아내는 그런 거 모를 거야"라고 했잖아
2) 느낌 말하기(감정) : 보고 들은 것에 대한 자신의 느낌(감정) 말하기
> 내가 묻는 말에 아무 반응이 없어서 '무안' 했어
> 나를 본 것 같은데 그냥 지나쳐서 '속상'했어. '당황'스러웠어
3) 욕구 말하기(원함) : 진짜 원하는 것을 알아차림. 채워지면 행복할 것 같은 자신만의 욕구. 안전, 사랑, 능력, 힘, 즐거움, 쉼, 존재감, 가치, 창조 등
- 욕구와 욕망은 다르다.
- 욕구(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잘 구분해야 한다.
> 나는 당신한테 '중요한 사람'이고 싶어요. 시댁에 말하기 전에 나에게 먼저 얘기해주면 좋겠어
> 당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잘 사용'하고 싶어요. 앞으로 저녁 일정이 있으면 2시간 전에는 미리 연락을 해주면 좋겠어
4) 부탁하기(요청, 대안) : 비난 대신 구체적인 요청(대안)을 말하기. 대안이 없다면 대화를 미루기
- 어떤 요청이든 할 수 있으며 요청 받는 사람은 '거절할 권리'가 있다 -> 거절할 경우 다시 협상한다
> 난 당신한테 중요한 사람이고 싶어요. '시댁에 말하기 전에 나에게 얘기해주었으면 좋겠어'
> 당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잘 사용하고 싶어요. 앞으로 저녁 일정이 있으면 '2시간 전에는 미리 연락'을 해주면 좋겠어
5) 필요충족 후 감정 말하기 : 필요가 충족(만족)된다면 기대되는 감정. 누구나 타인을 향한 선의가 있다. 타인에게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발견할 때 행복하다
> 미리 전화를 해준다면 '안심'이 될 것 같아요
> 한 달에 한번이라도 둘만의 시간을 갖는다면 '즐거울' 것 같아요
1. 인정하기(부분적으로)
- 감정을 알아주고, 최소한의 인정하는 말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한다. 작은 인정은 상대의 마음의 긴장을 낮춘다.
> 많이 짜증났지. 미안해 내가 준비가 조금 늦었어
> 속상했지. 미안해. 내가 가끔 깜빡깜빡하긴 하지
2. 의견 묻기(대안 찾기)
-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대안을 상대에게 물어본다. (댓가 치르기) 상대의 의견을 묻는 질문은 존중받는 느낌을 준다.
>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앞으로 늦으면 2시간 전에 미리 연락을 하면 괜찮겠어?
당신은 주말부부이다. 오랜만에 남편이 있는 지방에 갔는데, 아내는 둘만의 저녁 데이트 시간으로 보내고 싶었고, 남편은 아내가 해주는 저녁밥을 먹고 싶었지만 아내가 저녁밥을 해주지 않고 밖에서 먹자고 해서 남편과 갈등이 발생한 상황이다. 갈등해결 대화법을 적용하여 대화문을 작성해보자.
1) 관찰 : 우리가 지난 4일 동안 저녁을 외식으로 했잖아.
2) 감정 : 당신이 오면 집밥 먹기를 기대했는데 조금 '실망'되는 마음이었어.
3) 욕구 : 나는 집밥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4) 부탁 : 남은 이틀 동안은 간단하게라도 '집에서' 같이 밥을 먹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생각해?
5) 만족된 마음 : 여기서 당신 밥을 먹으면 난 너무 '행복'할 것 같아.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밀은 상대방의 불편한 말 속에 숨겨진 진실한 요청을 듣는 데에 있다. 서로의 깊은 욕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부부 사이의 긴장은 녹아내리고 진정한 친밀함이 자라난다.
부부의 소통은 단순한 대화 이상이다. 그것은 서로의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이자, 더 깊은 사랑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서로의 욕구를 경청하고 이해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동반자가 된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부부 간의 애착을 강화하고, 결혼 생활을 더욱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만들어 간다. 서로를 향한 작은 배려와 이해의 순간들이 모여, 평생의 동반자로서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견고한 사랑의 기반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행복한 결혼은 완벽함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끊임없는 노력 속에서 피어난다. 이 여정에서 우리가 함께 성장하고, 더 깊은 사랑을 나누며, 진정한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