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진이나 영상을 볼 때만 그들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린다. 나도 저런 미모와 매력이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매력이 없다면 실력이라는 재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말하는 나는 묵직한 나이에도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애매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재능이 없어서 고민하지 않을 재력이 있다면 또 어땠을까? 그런 헛된 바람이 빼고서라도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그 재능을 발견하고, 꾸준히 키워왔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의 반절은 줄어들 텐데.
나에겐 특별한 재능이 없다. 한때 특별한 취향은 있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공부보다 책 읽기를 좋아했었지만 스무 살을 시작으로 책과는 멀어졌다. 회사를 다니면서 무색무취한 사람이 되었다가 현재는 취향을 찾아 헤매는 어른이 되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재능을 어떻게 잘 찾아서 키웠단 말일까? 업무 중 가끔씩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적은 있지만 이 또한 꾸준함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니 재능이라 할 수는 없다. 또한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기에 커리어라고 말할 만한 것도 없었다. 더하여 취미 생활 역시 꾸준히 이어온 게 없었다.
애매한 재능, 애매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어디서 재능을 찾아야 할까?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나의 다음 일은 무엇이 될까?
애매한 어른, 당황스러운 사람으로 헤매는 중이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렸다가 스케치북에 무언가를 그려보기도 했다. 영어공부를 한다면서 공부는 안 하고 책을 사면서 지금 자기 계발 중이라고 스스로를 속였다. 공부대신 비슷한 시도에 만족했는지도 모른다. 자기 계발 사이트에서 여려 개의 수업을 무리하게 듣다가 중도 포기를 하기도 했고, 방통대에 등록해서 수업을 들어보기도 했다.
직업의 세계라기보다는 잡다한 취미의 세계를 스쳤다 온 게 전부였다. 꾸준함은커녕 중도 포기와 턱걸이를 거듭했으니... 나라는 사람의 나약한 의지만 다양한 과정 속에서 만났을 뿐이다.
재력, 매력, 실력, 거기다 성실함까지 부족한데 원하는 것은 많은 모순 속에서 오늘은 그림책 작가가 되는 상상을 하며 한 권의 책에 빠져들었다.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 책으로 보면 이 그림에는 콜라주와 크레용, 스프레이 등 다양한 재료로 독특하고 화사한 질감과 패턴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화사한 색감에 쏙 빠져버린 이수지 작가님의 '여름이 온다'를 보다가 시간이 훅 지나 버렸다.
그렇게 시작해서 작가님의 다른 책을 찾아보았고, 그 중 한 권의 그림을 따라 그려봐야겠다는 강한 충동으로…그렇게 토요일을 마무리했다.
하루하루, 의미 없는 유튜브를 보면서 녹여버리는 그런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나는 뭘까?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거품처럼 녹아버릴 것만 같은 아찔함을 느끼면서도 움직임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렇게 7월이 떠났다.
참고 자료
여름을 푸르게 펼쳤다, 안데르센상 작가의 상상력으로 | 중앙일보 (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