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맡에 둔 폰이 잠시 들썩들썩거리더니 이내 음악을 참 크게도 내뱉는다. 어떤 음악이나 노래를 싫어하고 싶다면 알람으로 해두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이름 모를 이 음악도 미워지려고 한다.
새벽에 자다 깨어 어두운 거실에서 냉장고 문 손잡이라도 찾듯이, 더듬으며 찾은 폰 위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고 시간을 보니 6시 30분. 준비를 시작해야 할 6시 40분까지 10분 정도가 남았다. 아침잠 떨치기를 매번 힘들어 해서 자신에게 선심 쓰듯이 준 10분의 유예시간이다. 눈을 번쩍 뜨이게 할 소식이 새벽 사이에 있었는지 잠시 인스타그램을 살펴보지만 모두가 잠든 새벽에 역시나 큰일은 생길 리 없었다. 인스타그램의 힘도 빌리지 못한 난, 비몽사몽과 몽롱함 사이를 헤매며 6시 40분부터 운동을 하러 갈 채비를 간단히 한다.
차가운 바람들과 옷깃을 슥슥 스치면서 마냥 무거워지던 눈꺼풀도 제 역할을 하려고 시야가 하나 둘 들어오면 나보다 하루를 더 빨리 여는 사람들, 그리고 같이 하루를 맞이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아주 조금 뿌듯한 발걸음을 찍어낸다.
사실은 여느 때와 같은 오늘 하루도 특별하게 시작하려는 마음을 조심스레 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