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1%CLUB’ 김준형 대표
잘 ‘사는(Buying)’ 데 있던 초점이 최근 워라밸, 웰빙을 비롯해 ‘잘 사는(Well-Living)’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지금보다 더 나은 삶,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지난해 12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일프로클럽’이 창간됐다.
일프로클럽은 소셜미디어 중심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이다. 단순히 물질적 럭셔리를 넘어 추구할 만한 삶의 선택지를 제안한다.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욕망할 수 없고, 떠올릴 수 있는 것 안에서만 선택한다. 이 여정에 일프로클럽은 사람들이 새로운 선택지를 알아가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패션을 시작으로 뷰티, 여행, 예술, F&B, 브랜드 뉴스, 인물 소개에 걸친 다양한 영역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사람들이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브랜드 관점에선 그들의 정수를 일프로클럽이 대신 전달해 준다. 럭셔리란 가격표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라 정의하는 김준형 대표를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김준형입니다. 저는 삶이란 열망을 찾아 부화시키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돕고 싶은 사람이고요. 본인이 원하는 게 뭔지 알기도 어렵지만, 알아도 실현하기 역시 어렵죠. 럭셔리 매거진 ‘일프로클럽’과 한국을 소개하는 글로벌 매체 ‘마이퍼스트코리아’와 같이 콘텐츠를 통해 열망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그렇게 찾은 열망은 ‘한달어스’라는 그룹 챌린지 플랫폼을 통해 부화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현재 한달어스는 일프로클럽 구독자 대상의 멤버십 아카데미로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길 가다 무거운 짐을 들어드리는 것도 세상에 기여하는 방법이죠.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임팩트를, 더 지속적으로 주고 싶어졌어요. 한달어스는 결심만 하던 사람들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한달쓰기, 한달독서, 한달달리기’와 같은 그룹 챌린지를 운영했는데, 갑자기 10만 명이 참가한다고 할 때 이걸 비즈니스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죠. 더 많이, 더 크게, 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하기엔 해결할 문제가 많았어요. 그래서 더 심플하되, 더 임팩트 낼 수 있는 영역을 고민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뛰어들 수 있는 시장, 규모가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팀원들이 힘들어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시장을 찾으려 15개월 가까이 시행착오를 겪었고 마침내, 일프로클럽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이익이 점점 ‘0’으로 수렴하는 것이더라고요. 경쟁이 적으면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는 영역을 찾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우리 팀의 경쟁력인 시각화와 깊이 있는 콘텐츠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션하는 일프로클럽을 운영하게 된 거죠. 인스타그램계의 롱블랙이랄까요.
작년 12월에 시작해 10개월 만에 인스타그램에선 10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습니다. 수많은 브랜드 협업을 통해 구독자들이 평소 몰랐던 여행지, 갈 만한 곳, 브랜드 히스토리, 뉴스, 에티켓, 예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죠. 알려질 가치가 있는 브랜드의 소식을 좀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며 브랜드와 구독자 모두에게 유용한 매체로서의 성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일프로클럽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웹매거진까지 다양한 채널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며 예술, 미식, 자동차, 패션, 라이프스타일, 인물, 페스티벌, 브랜딩, 여행과 같이 모든 분야의 브랜드 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주요 목표는 럭셔리의 물질적인 측면을 넘어서 개인이 추구할 만한 더 나은 삶의 선택지를 구독자의 액정으로 배달하는 거예요. 이를 통해 삶의 품격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프로클럽은 다른 매체와 달리 빠른 전달에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는 것보단 오히려 더 깊고, 남들이 보지 못한 것까지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3년 후에 봐도 유익하고 재밌을 콘텐츠에 초점을 더 두고 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의 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며, 성비는 1:1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프로클럽의 콘텐츠는 특정 성별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매력 있고 흥미로운 매체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럭셔리를 다루지만 폭넓고 균형감 있는 구독자층은 일프로클럽이 종합매체로서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데 적합하게 만들어 줍니다.
독자뿐 아니라 내부 구성원들이 오래 일하려면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서너 시간 지나면 다른 곳에도 소개될 소식을 굳이 우리까지 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만의 고유한 색깔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고 광고 역시 구독자와 브랜드에 도움이 되는 내용 위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스스로 갤러리라 생각해요. 갤러리에선 벽에 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하나를 봐도 그 의미를 스스로 찾으려 하잖아요. 철학과 기준을 명확하게 가진 브랜드 역시 아무 곳에나 그들을 노출시키고 싶어하지 않는데 이런 지점에서 일프로클럽이 브랜드를 돕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작위로 노출만 되면 좋다는 브랜드보단 스스로 브랜드 정체성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다가가는 브랜드와 더 많은 교집합이 생기고 있습니다.
저희만의 가이드북이 있습니다. 그 가이드라인 내에서 뭘 하든 상관없어요. 또한 저희는 에디터만큼 중요한 게 데이터예요. 모든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패턴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희만의 노하우가 쌓이는 것이죠. 단순히 에디터의 감에 의존하기보단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지향하고 있어요.
이렇게 데이터에서 발굴한 인사이트는 매주 진행되는 에디터 세션을 통해 전달됩니다. 앞으로의 방향성과 함께 서로의 노하우도 같이 공유하죠. 저희 팀엔 놀랍게도 매거진 쪽에서 일했던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그 때문에 저희는 종종 ‘콘텐츠 흙수저’끼리 모여서 그래도 어찌저찌 해내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래도 빠르게 학습하고 적용하고 공유하는 환경,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팀 문화가 지금의 일프로클럽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회사에서는 분기에 한 번 혹은 반기에 한 번 정도 진행하는 대표와의 1:1세션 또한 매주 전 직원과 진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금요일 오후는 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들 덕에 직원들의 직무역량을 키우는 것은 물론,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의 불안과 고민을 해소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일프로클럽은 크게 미디어 사업부, 멤버십 사업부, 공간 사업부 세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미디어 사업부는 일프로클럽, 마이퍼스트코리아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에서 독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브랜드의 성공을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는 일프로클럽 일본판을 비롯해 더 다양한 미디어 IP가 늘어날 예정입니다.
멤버십 사업부는 미디어를 통해 만난 구독자들이 오프라인에서 경험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멤버십 이벤트는 프랑스 5대 샤또 와인을 마시는 모임으로, 청담동 멤버십 전용 와인바에서 셰프와 소믈리에의 1:1 케어를 제공합니다. 벌써 50%의 신청이 완료되었을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공간 사업부는 여러 매체의 구독자들이 전용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이며 브랜드와 협업하여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합니다. 최근 마이퍼스트코리아를 통해 한국을 여행하고자 하는 해외 인플루언서나 셀럽들을 위한 여행 상품 제공도 준비 중이고, 저희가 가진 다양한 미디어 IP를 통해 커머스 분야로 진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일프로클럽 구독자들이 이미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전시, 예술 분야의 아트토이를 소개하고 판매 수익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내년 안에는 선보일 수 있겠습니다.
럭셔리란 본인이 되고 싶은 상태라 생각해요. 이상적인 모습이죠. 다만 그 이상적인 모습에 대해 스스로 그려낼 수 없다면 그 모습에 가까워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는 것이 힘이 될 수 있는 거죠. 저희는 그런 상상력과 선택지를 사람들에게 제공해 주고 싶습니다. 계속, 다양한 영역에서 말이죠. 그동안 본인이 알았던 삶의 지평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등 떠밀어 주는 것, 그게 저희의 역할이자 럭셔리의 시작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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