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립(Daytrip) 윤석호 대표 인터뷰
여행은 단순한 이동일까, 아니면 감각적인 경험일까. 윤석호 대표는 후자에 답을 찾았다.
데이트립코리아(DAYTRIP KOREA)는 여행을 ‘발견의 여정’으로 정의하며, 로컬의 숨은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큐레이션한다. 서울의 작은 공간에서 제주도의 감성적인 장소, 더 나아가 해외 도시까지. 그가 그리는 여정에는 언제나 ‘발견의 설렘’이 담겨 있다.
데이트립코리아가 시작된 배경에는 획일화된 여행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온라인에는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지만, 별점과 리뷰는 신뢰도가 떨어지고, 대중은 여전히 같은 장소만 찾는다.
“사람들은 새로운 공간, 나만의 장소를 찾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죠. 저희는 여행의 본질이 단순히 유명한 곳을 방문하는 게 아니라, 공간과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이야기와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곧 ‘로컬 여행’에 대한 집중으로 이어졌다. 윤 대표는 “대규모 관광지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지역만의 감도와 진정성이 여행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국내 로컬 여행 시장의 가장 큰 가능성을 ‘다양한 감성 콘텐츠’에서 찾는다. 곳곳에 숨은 공간과 브랜드는 저마다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이를 감각적으로 큐레이션하면 새로운 여행 경험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윤 대표는 “정보의 파편화와 접근성 부족”을 지적했다. 매력적인 로컬 콘텐츠가 많지만, 소비자가 이를 쉽게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데이트립코리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파편화된 정보를 ‘완결된 감성 여정’으로 묶어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MZ세대의 여행 소비 패턴은 ‘로컬성’과 ‘진정성’을 향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이를 “경험의 주체가 소비자에게로 이동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이제는 단순히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경험을 원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워크숍, 투어, 팝업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의 이야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어요.”
윤 대표는 여행자가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 감성적으로 연결되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 데이트립의 핵심 가치라고 설명했다.
데이트립이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는 기준은 명확하다. 바로 ‘감도(Sensibility)’다. 단순히 유명한 장소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독창적인 무드, 정제된 디테일, 깊은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가 있는지를 본다.
이를 위해 국내외 200명 이상의 크리에이터 네트워크와 협업하며, 각 공간과 브랜드의 본질을 ‘여정처럼’ 풀어낸다. 단순히 장소 나열이 아닌 한 장면씩 이어지는 감성적인 이야기를 설계하는 것이다.
윤 대표는 “여행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건 결국 ‘발견의 기쁨’”이라며, 남들이 모르는 장소에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데이트립은 로컬 창작자·소상공인과 협업해 지역의 숨은 가치를 콘텐츠로 만든다. 이는 플랫폼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작은 브랜드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윤 대표는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와 플랫폼 성장을 동시에 만드는 선순환’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트립코리아는 현재 Curated Media, Studio, Experience, Space라는 네 가지 서비스 영역을 운영한다. 콘텐츠 제작부터 브랜드 경험 설계까지 아우르는 이 서비스들은 곧 커머스와 연결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계획입니다. 경험이 곧 구매로 이어지는 새로운 커머스 모델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현재 앱 리뉴얼을 진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로컬 기반 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이트립의 장기적인 목표는 ‘TRIP’을 매개로 공간과 브랜드를 감성으로 잇는 새로운 기준이 되는 것이다. 단순히 여행 정보 제공을 넘어, 일상 속 여정에 영감을 더하고 브랜드가 스며드는 특별한 경험을 창조하려는 것이다.
특히 2025년에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공식 디지털 파트너로 참여한다. 윤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외 아트 커뮤니티로도 확장하며, 대규모 전시는 물론 지역 갤러리와도 협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의 끝에서 윤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겼다.
“여러분만의 고유한 감도를 찾고, 절대 잃지 마세요. 시장의 트렌드나 경쟁사에 흔들리기보다, 본질적인 매력을 어떻게 감각적으로 표현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든 콘텐츠와 경험은 깊은 여운을 남기고,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를 만듭니다. AI가 무엇이든 따라 만들 수 있는 시대에, 결국 고유한 감도를 가진 서비스만이 살아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