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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해 Jul 03. 2021

AM 6:00

마음 챙김의 시간


새벽기상은 늘 품고 있지만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울리던 알람은 몇 번을 끄게 되니, '그래 차라리 편히 자고 일어나자.'며 삭제 버튼을 누르게 된다. 새벽 시간을 놓치고 나면 밤 시간을 활용하게 된다. 나 홀로 글쓰고, 책읽고,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 아이 키우며 그 시간 갖기가 왜이리 힘든지, 어떻게든 찾고 찾아 꾸역꾸역 시간을 갖고나야 잠자리가 편하다. 어느 날은 밤 12시, 1시, 2시···.  취침 시간이 늦어지면 기상 시간이 힘든 건 당연한 일.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없다. 


올해 5월부터 다시 새벽 기상을 시작했다. 무엇이든 '그냥'은 힘들다.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을 만들어야 습관이 된다. 고민 끝에,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하루를 열어보자 다짐했다. 함께 할 이들을 모으고 시작!! 책임이 따르니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한 달 두 달이 지나며, 몸이 반응을 한다. 6시도 힘들던 내가, 눈이 떠지는 시간 5시 20분. 계획했던 새벽 시간을 갖게되어 뿌듯한 마음은 AM6:00의 극히 일부이다.


'그림책'과 '새벽'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궁합을 가지고 있었다. 고요한 시간, 고요한 공간에서 펼치는 그림책은 내 마음도 고요히 다독이고 다독인다. 일반 책들보다 종이가 두터운 그림책, 책장 넘기는 소리도 촉감도 다르다.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며 나만의 세상으로 빠져들게 된다. AM6:00는 내가 그림책을 덮고 생각을 다듬어 글을 쓰는 시간이다. 나에게 다가온 감정과 기억을 다시 엮고, 정리하며 작은 서랍 안에 차곡히 쌓아간다. 함께하는 이들과 나누는 시간도 잠시. 나의 생각에 타인의 생각이 더해져 또다른 즐거움을 얻게 된다. 나와 세상을 굴곡없이 바르게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마음에 평온함이 찾아오는 시간이다. 감사하다. 잠시라도 이런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다는 것이 말이다. 

둘째 아이의 기상 시간이 7시이니, 기상 시간부터 7시까지는 그야말로 자유. 읽고 쓰고 나누고, 시간이 주어지면 다른 책들도 펼치고, 계획했지만 하지 못했던 여러 일들을 하고나면 몸에도 에너지가 생겨난다. 몸에 활력이 생기니 아침 식사 준비도 수월하다. 남편과 아이들을 기분좋은 얼굴로 맞이 할 수 있다. 감사한 마음이 자리한다. (잠에서 깨자마자 맞이하는 새소리는 덤이다.)

고로 AM6:00는 나에게 마음 챙김의 시간이다. 


당신의 AM6:00는?






최미영님과 함께 연재 중(같은 주제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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