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른친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해 Jun 23. 2022

I, 나를 찾아줘

지구와 우주를 꿰뚫어 보는 옵저버, 관찰형


어릴 때부터 테스트를 좋아했다. 시험이 아닌 심리테스트, 우정테스트, 성격테스트 등이다. 그 누구도 '나'에대해 상세히 알려주지 않으니, 내가 파헤칠 수 밖에. 그 때도 지금도 삶의 화살표가 대부분 '나'를 향해있다. 한 동안 뜸하더니 MBTI에 이어 각종 테스트가 SNS 파도를 타고 넘실넘실 넘어온다. '오, 요거 요거 재미나겠는데?' 바쁜데 클릭할 시간은 있다. 얼마 전 공저자인 진미작가가 단톡방에 툭~ 던진 테스트 하나, <나를 찾아줘>. 건네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아, 내가 이런 사람이지', '이럴 때 편하지' 잠시 멈춰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된다. 결과는 놀라웠다. 지금의 내 모습 그리고 내가 지향하는 삶이 빼곡한 글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관찰형인 당신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경험한 결과만을 신뢰합니다.'

-당신은 눈에 보이는 자연현상이나 환경, 우주에 관심이 많으며, 자신의 관심분야에 집중합니다.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주의 깊게 살펴서 객관적으로 파악 하고, 대상의 본질과 원리를 발견해 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당신은 사물이나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변화를 포착해 내는 관찰력이 뛰어납니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대상을 꾸준하게 관찰, 논리적으로 의문점을 해결해가면서 존재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성향입니다.

-장기적인 프로젝트나 근성이 필요한 지속적인 작업, 전문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느려서 주변에서 느리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묵묵하게 목표를 향해 가는 당신은 스피드를 원하는 일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성도 높은 일이 잘 맞습니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당신은 관심사가 같거나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만 친하게 지내는 편이라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오랜 실험이나 관찰을 필요로 하는 장기적인 성과를 내는 자연, 기상, 우주, 지구, 환경 관련 연구업무에 유리합니다.



관찰형의 강점 키워드

#관찰의 힘

#청산에 살어리랏다!

#오래오래 끝까지!


관찰형의 약점 키워드

#느려도 괜찮아!




나이가 40이 되어서야 내가 가진 강점 중 하나가 '꾸준함'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와 함께 시작해도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이 나다. 남들은 하다가 포기하는 것을 난 요리 조리 방법을 강구해가며 이어간다. 빨리 가기보다는 조금은 느리더라도 목표한 곳을 향해 꾸준히 가는 사람이다. 분명 가는 길이 평탄치는 않다.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고, 잠시 쉬기도 한다. 그래도 난 귀가 팔랑거려 다른 이들이 가는 쪽으로 무작정 따라가지는 않는다. 나를 믿는 힘이 어느새 나이와 함께 자라났다. 그 힘만 있다면 내 길을 가는 동안 만나는 방해꾼을 물리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다보니 관계의 폭도 좁다. 관심이 가다가도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읽기 싫어지고, 남들이 좋아하는 핫플레이스는 발길이 닿지 않는다. 누구나 먹어본 브랜드의 무엇은 끝끝내 버티다가 열기가 식고나면 맛보게 되는 조금은 이상한 마음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마음맞는 사람 만나는 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이는 점점 깊어진다. 사람이든 관심사든 조금씩 오래 알아가다 보니, 진심이 통하는 이들과 연이 닿게 된다. 비슷한 속도로 알아가며 존중의 시간을 거치게 된다. 함부로 속단하지 않고 깊이 바라보게 된다. 내 주변에 함께 하는 이들이 그러하다. 

'어른 친구'를 함께 쓰고있는 미영은 어른이 되어 만난 가장 마음이 통하는 친구이다. 오래 지켜보고, 신중을 기하며 다음어진 관계. 좋은 사람은 어떻게든 곁에 두고 싶다. 물론 좋은 사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테다. 


모든 바탕엔 '나'가 있다. 나를 알아야 우리를 꾸려나갈 수 있다. 테스트의 결과가 정답은 아닐테지만,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또는 정리된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어 좋다. 이 테스트를 마치고 진미작가, 미영작가, 나 셋이 결과치를 공유했다. 어쩜, 우린 각자에게 찰떡궁합인 길을 가고 있었다. 이 길이 맞나, 고민하면서도 방향을 제대로 잡고 가고 있는 중이다. 

예전엔 잘 모르겠어서, 재미있어서, 불안해서 각종 테스트를 마주했다면, 지금은 내 확신에 또다른 확신을 얹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내가 가진 강점과 약점을 잘 버무려 가던 길 잘 가보리, 마음 먹는다.



****나를 찾아줘 (humannx.com)



 


최미영님과 함께 연재 중(같은 주제 다른 이야기)

매월 2일, 12일, 22일 발행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의 일벌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