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
흔히 상대를 조금 더 알아가고 싶거나, 친해지고 싶을 때 물어보는 '취미가 뭐예요?'. 이 질문을 며칠 전 회사 동료와 밥을 먹으며 듣게 되었다. 나도 한때는 자주 뱉었던 말이었으나 그날과 같이 답변자의 입장에서 질문을 들었을 때, 말문이 '턱' 하고 막힌 이후로는 나의 질문 목록에서 제외된 지 오래다.
'노래하는 걸 좋아하고, 가끔 곡 만들고 그래요.'
이렇게 대답하기에는 그다음에 들어올 세부 질문인 '어 곡을 만들어요?, 좋아하는 가수는 누군가요?'와 같이 회사 사람들에게는 말하고 싶지 않은 나의 사적인 영역을 오픈하기 망설여져서, 나도 잘 모르는 나의 취향을 뚜렷하게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이내 다른 답변을 했다.
'음, 음악 듣기 좋아하는데 특정 노래를 듣기보단 일할 때 듣기 좋은 팝송 모음 들어요.'
취미가 뭐냐는 그 일반적인 질문에 이토록 망설이는 내가, 다른 정보도 아닌 '나'라는 사람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있는 이 상황이 꽉 끼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편하지 않았다.
나의 취미는 뭘까? 나에게 취미가 있을까? 노래하고 곡 쓰는 걸 좋아하지만 언젠가부터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즐길 수 있는 취미라고 말하기 망설여졌다. 뭔가를 배우려다가도 단순히 즐기지 않고 잘하고 싶고 잘해야 될 것 같아서 '의무처럼'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스트레스 푸는 곳이 없음을 느끼고 요즘 들어 어떤 취미를 가지면 좋을까? 생각하던 찰나, 마침 질문도 들었겠다 나의 취미를 명명해 보기 위해 검색창에 '취미 종류'를 검색해봤다. 특별한 건 없었다. 요가하기, 그림 그리기, 요리하기 등 흔히 알고 있는 활동이지만 내가 크게 흥미를 두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때 '글쓰기'라는 텍스트가 눈에 띄었고, 내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요즘의 이 행동이 바로 나의 '취미'구나 생각했다.
그렇게 오늘부터 내 취미는 '글쓰기'라고 명명하고 에피소드와 함께 메모해둔 첫 번째 글을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