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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샤 Aug 04. 2020

향수와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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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들이 요즘에도 많을까? 그런 얘기를 들을 일도 없고 최근에는 고향 이라는 단어마저 들어 본 적이 없다. 나에게도 그 고향이라는 게 있다. 떠올리면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나의 고향.    


 할머니 댁은 바닷가에 있는 마을이었다. 친척들이 모여 바닷가에 수영하러 갈 때면 나는 자외선 차단 크림을 온몸에 덕지덕지 발랐다. 수영복을 입고, 튜브를 허리에 끼고 종종걸음으로 어른들 뒤를 따라서 수영을 하러 나섰던 기억이 있다. 당시 어머니께서 내 피부가 탈까 걱정이 되어 자외선차단크림을 바르라고 알려주셨다.     


“나 혼자 바를래.”      


 어린 내가 혼자 발라 보겠다며 호기롭게 선크림을 많이 바른 탓에 마치 일본의 가부키 분장을 한 듯 허여멀겋게 집을 나섰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런 현상을 백탁현상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대부분 백탁현상이 개선된 제품으로 나오기 때문에 어릴 때와 같은 일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예쁜 바닷가 모래사장에 놀기 좋게 텐트를 쳐놓고 아이들은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마냥 신났다. 그러다 보면 이미 발랐던 자외선 차단제도 다 지워지고 어느새 아이들은 불에 탄 고구마 마냥 빨갛게 익어있다.      


 당시 할머니께서 감자를 갈아서 얹어 주셨는데 이는 볕에 그을린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피부를 공부하며 알게 되었다. 정보도 많지 않았던 시절에 할머니는 이런 걸 어떻게 다 아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 외에 오이를 얇게 썰어서 붙여주는 경우 열을 내려주고 미백을 도와주는 역할도 하며 무를 갈아서 올리는 팩도 탄 피부에 효과적이다. 열을 내려주며 균을 없애는 작용도 함께하기 때문에 요즘 같이 균이 득실한 세상에선 제법 좋은 방법이다. 갈아서 올려주는 팩들은 흘러내리지 않도록 밑에 거즈를 덧대어 준다.     


 그 당시에 우리 피부는 진정을 시켜줘도 감당 안 될 정도로 많이 타버린 후였다. 까맣게 탄 피부는 며칠이 지나면 하얗게 껍질이 벗겨져서 참지 못하고 돌돌돌 밀어 벗겨낸 기억도 있다.      


 지금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마음이 몽글몽글하다. 근심 걱정 없이 막 뛰놀다 저녁이면 피곤해서 지쳐 잠들었는데, 평상에서 잠든 나를 부모님 혹은 할머님께서 그대로 안아서 방안에 뉘여 재우셨던 그때. 모든 것이 즐겁기만 하고 신났던 그때가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음을 새삼 느낀다.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내 고향 사실 어릴 적이라 그 시절이 어땠는지 하나하나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매우 행복했었던 느낌이다. 그리고 그 고향 속에 있는 외조모의 모습이 아직도 문득 문득 떠오른다. 우리 할매 생각이 나면 먹먹함과 함께 가슴이 뻐근하니 저려온다. 나를 너무도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내 사랑 할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금덩이라던 우리 할머니, 고향 안에 당신이 계시므로 내게는 고향이 더 소중히 다가오는 것 같다.      


 할머니 댁은 작은 바닷가 마을에 뒤로는 산이 있는 그런 산 좋고 물 맑은 시골이었던 탓에 자외선이 굉장히 강했다. 그 때의 내가 자외선 차단의 중요성을 더 잘 알고 있었더라면 농사지으러 가시는 할머님을 붙잡고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발라드렸으리라.      


 이처럼 시골에 계신 분들 혹은 밭일을 자주 나가시는 분들 필드에 자주 나가시면서 자외선 차단 크림 관리가 잘 안 되는 분들을 보면 노화가 진행 될수록 깊은 주름이 많이 생기고 또 주름이 생기는 시기도 더 빠르다. 광(光)노화의 영향 때문이다.      


 젊을 때는 내 피부가 깨끗하니 팔 다리 목 노출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하지 않는데 인간의 몸이 신기한 것이 젊은 시절 받았던 자외선도 그냥 흘려 넘기지 않고 그것을 기억하고 나이가 들수록 팔다리 또는 목까지 색소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사람마다 멜라닌 색소의 수 자체도 다르기 때문에 그 영향도 받는다고 보면 된다. 피부가 하얀 경우에 특히 색소가 잘 올라오는 이유가 자외선에 대한 방어를 하기위해 멜라닌 색소가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이 활동하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365일 언제든 외출 할 경우 자외선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그 빛에 대해서 학교 다닐 때 수업시간에 흘려들은 것 말고 내 피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내 피부가 백옥 같길 바란다면 자외선A와 B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쉽게 구분하자면 A는 간접적인 자극, B는 직접적인 자극이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빛을 받을 때 비타민D를 형성할 수 있는 고마운 현상도 일어나지만 그와 함께 우리 몸에서 멜라닌색소가 자외선을 차단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잡티와 기미가 생기기도 한다. 그 수가 많을수록 우리가 반기지 않는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것 이다.      


 그렇다면 피부 관리의 첫 번째 미션은 단연 자외선 차단이다. 자외선 차단 크림을 잘 발라야 하는 기본적인 미션이지만 대부분 잘 바르지 않는 경우도 많고 아침에 한 번 바르면 끝인 줄 아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또한 자외선 차단지수를 체크하고 구입하는 경우가 잘 없는 것 같다. 체크를 한다고 해도 SPF가 그냥 높으면 좋겠거니 하고 구매를 하고 바르는데 그 의미는 생각해보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아도 높게만 설정하면 반은 간다. SPF값이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효과가 높아지고 자세히 본 경우라면 알겠지만 PA지수도 적혀있는데. + 로 표기된 PA지수는 하나부터 세 개까지 표시가 되어있다. 직접적으로 자외선을 받는 경우에 이 지수가 중요하다. 즉 SPF는 자외선A, PA는 자외선B에 작용을 하므로 야외 활동 할 때 바르는 자외선 차단 크림은 특히 PA지수가 높은 것을 필히 챙겨 발라야 한다.      


 쉽게 말해서 일상생활에서는 SPF만 잘 체크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것저것 재기 귀찮을 수 있다. 그럴 때는 두 지수가 모두 높은 것이 좋다. 그리고 서너 시간씩 간격을 두고 잘 덧발라 주면 된다. 물론 차단지수가 높아질수록 성분체크가 더 중요해지므로 피부가 예민한 경우는 그 부분도 염두 해 두어야한다. 이 차단지수들도 중요하지만 자외선 차단 크림의 지속시간도 간과하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에 바르면 끝이 아니라 덧바름의 중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여름철 땀이 흐르거나 물에 들어갈 경우에도 워터 프루프가 아니라면 꼭 덧발라 줘야한다.      


 피부가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이 될 경우에 홍반반응(붉은 반점들이 올라온다)을 일으키며 이는 색소 침착을 유발 할 수도 있다. 나아가서 과도한 자외선에의 노출은 피부암을 유발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건강해 보이고자 태닝을 하기는 하지만 이는 길게 보면 피부노화를 부르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거실에 있는 책장에 책을 꽂아 본적이 있는가? 창문에서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책 기둥은 빛바래진다. 자외선 차단도 마찬가지이다. 외출 할 때만 잘 바르면 된다 생각할 수 있지만 책꽂이와 같이 집안에 있을 때도 빛이 잘 드는 집의 경우에는 내가 거실 소파에 앉아있을 때도 내 피부는 자외선에 영향을 받는다. 거실 창들에 자외선 차단 필름을 입혀놓지 않았다면 지금 일어나 자외선 차단 크림부터 바르자. 방어막은 확실히 쳐두는 것이 기본중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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