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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sat Jun 29. 2020

당신의 추억 저장소는 무엇인가요?

코로나도 추억이 될까?

 정확하게 딱 일 년 전이었다. 3호의 학교 노래 경연 대회를 마치고 즉흥적으로 강릉 바다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사전 준비 없이 간 여행이라 바닷바람도 차고 옷도 얇고 좀 고생을 했지만 기억에 남는 여행 중 하나이다. 어딘가를 준비 없이 끌리는 곳으로 달려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리가 있었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했고 나 또한 마음이 어린아이처럼 좋았었다. 날씨도 좋고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전통시장의 음식과 먹거리 투어는 제일 신나는 일 중 하나였다. 여행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묘약이 있다. 어딘가 낯선 곳으로 가서 짧지만, 그곳을 느끼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모른다. 설사 익숙한 곳을 간다고 하더라도 그 마음은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 설렘을 즐기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이 이젠 코로나 19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시급하고 위급한 상황임은 확실하다. 우리나라는 벌써 6개월 이상 코로나와 전쟁 중이다. 우리나라 경북 지역에서는 ‘신천지’ 종교 집단의 밀폐된 종교활동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도 있었지만, 정부의 발 빠른 대응과 관리 그리고 모든 국민이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을 잘 지켜 확진자 수가 더는 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긴장감이 풀렸는지 가정의 달 5월 이후 다시 확진자가 늘어만 가고 있다. 국민 모두 긴장감 속에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공공장소를 포함하여 폐쇄된 공간에서의 집단적 활동은 물론이고 외출은 엄두도 내질 못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사회적 거리와 마스크는 필수가 되었다. 일상생활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더욱이 다둥이를 키우는 나와 같은 상황 엄마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개학은 석 달 넘게 늦춰지더니 결국 온라인 개학을 하여 학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엄마들은 코로나와의 전쟁 안에서 육아 전쟁과 홈 스쿨 교육 전쟁, 밥과 전쟁을 하게 되었다. 개학은 할 수 있을까? 이대로 여름 방학까지 가겠구나! 했지만 고등학교를 기점으로 초등학교까지 개학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어디 학교뿐 이겠는가! 어린이집을 비롯한 사교육 학원도 문제는 같다.
 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사교육 열풍은 코로나도 이기질 못하는 것 같다. 이미 최고의 학구열을 자랑하는 8 학군과 강서 강북의 어느 지역에서는 버젓이 학원에 다니고 있다. ‘나만 안 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도 생긴다. 물론 사교육 기관은 생계가 달린 부분이니 이해가 가더라도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학원도 속속히 생기는 마당에 꼭 그렇게까지 학원을 가면서까지 레벨을 맞춰야 할까? 노란 셔틀 차는 코로나와 무관하게 쉴 새 없이 돌고 있다.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열정적 학구열의 모습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의 상대적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만 잘 지키면 뭐해? 남들은 안 지키는데’ 하는 생각을 하는 엄마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우리나라는 어쩜 백신도 나오기 전에 속수무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는 그것은 사실이다.

  

 코로나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요즘 자연이 인류에게 자연의 생태를 망가트리며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누렸던 혜택의 경고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불안하고 위협적인 이 상황을 과연 어디에서부터 발생된 것일까? 얼마 전 경향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이 통제된 인도의 인도해 가히르마타 해변엔 올리브 바다거북 80만 마리가 산란해 놓았다고 한다. 해변의 길이가 6km 달하는 인도 해 해변가엔 서식지 훼손과 혼획으로 인해 지속해서 개체 수가 줄고 2002년, 2007년, 2016년에도 해변에 알을 낳으러 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록이 되어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통행이 통제되면서 세계 곳곳의 인적이 없는 곳에 야생동물이 나타나는 사례가 잇달아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우리 인간이 자연의 생태를 위협한 대가로 우리가 이 큰일을 겪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백신은 만들어질 것이고 코로나는 독감으로 분류가 되어 일시적 자가 격리를 통해 가정에서 치료 후 다시 일상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빨리 백신이 나와 소중하게 된 우리의 일상이 다시 사소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코로나를 겪고 있는 지금의 상황 역시 분명 우리의 추억이 되어있을 것이다.
 
  오늘 날씨는 정말 너무너무 좋은데 집에 들어앉아서 인스타로 과거 여행을 했다. 뒤적거리다 보니 강릉 여행길에 쭉~~~ 펼쳐진 벚꽃 길 드라이브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SNS의 저장소에 나와 아이들의 추억이 담겨있었다. 만약 그 저장소가 없었더라면 머릿속 추억만이 아련히 남아 있을 것인데 그날의 기분까지 묘사가 되어있으니 그날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고 기억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그때 SNS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지금 내가 또 다른 추억의 저장소를 만들어 추억을 하나하나 쌓아 놓는다면 분명 그것은 또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되어있을 것이다. 추억이라는 것이 어느 곳이든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일 년 후에 지금과 같은 기분일까?
아니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까?      

화창한 봄날 애들 데리고 뒷산이라도 가서 꽃구경 좀 시켜 주면 얼마나 좋겠나 싶지만, 자꾸 몸이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코로나 핑계로 게을러진 우리를 속으로 불만하며 불평하는 맘도 고스란히 과거의 추억이 되겠지! 그래서 누군가와 소통을 하며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싶은가 보다.
 
 유난히 날씨도 아깝고 시간도 아까운 어느 날, 추억의 저장소를 따라 나는 과거로의 여행을 즐기고 있다. 평범했던 나의 일상이 지금은 소중한 일상이 되었지만 하루빨리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나에게 돌아와 주길 바래본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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