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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linker Mar 02. 2021

위험관리자의 딜레마

언제인가부터 제 머리 속에 박힌 하나의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위험 관리자'라는 단어입니다. 말 그대로 위험을 방지하고 관리하는 역할이 부여된 직책이죠. 


무능한 조직이라면 위험관리자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위험을 관리하여 사건사고를 막아 나간다면 조직은 평온한 세월이 유지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공로를 인정받기는 커녕 존재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됩니다. 최선을 다해 안전을 지켜주었던 위험관리자, 정작 그 자신은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노출되어 버립니다.


또한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예상치 못한 '블랙스완' 같은 사건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위험관리자는 더욱 곤경에 빠지게 됩니다. 단 한 번의 실패 혹은 누구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음에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위험관리자가 1차적 책임을 지고 가장 먼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어 버리겠지요. 그렇다고 위험관리자에게 잘못이 있는 것일까요?


얼마 전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프로그램의 클립 영상을 보다가 화이트해커 박찬암씨 인터뷰 장면을 보았습니다. 찬암씨가 경영하는 회사에서는 국가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 가치를 이제는 많은 곳에서 알아주어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세계 유수 대회에서 입상도 한 정보보안 분야의 뛰어난 인재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사이버 안보를 지키고 있는 것이 든든하였습니다.


일상의 삶에서도 많은 사람들과 시스템들이 사람들을 보호하고 조언하며, 지켜주기 위한 노력들을 합니다. 누군가는 그 고마움을 알아주고, 염치가 없는 이들은 그저 자신이 잘났다고 뽐냅니다. 이런 걸 보면 부모의 자녀에 대한 헌신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가 모래밭에서 놀다가 모래 속 굵은 돌덩어리 때문에 다쳤을 때 어떤 이는 본체 만체 합니다. 누군가는 가서 아이를 안아주고 눈물을 닦아주며 상처를 치료해줄 것입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도 아이들이 없을 때 묵묵히 모래밭을 갈고 다칠만한 요소들을 미리 치워놓을 것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주고 있고, 어떤 이를 곁에 두고 있는가 생각해봅니다. 탄광 속 위험을 알려주는 카나리아처럼 투자에서도 역시 위험을 감지하는 조치들이 필요합니다. 각자만의 위험관리자/위험관리시스템을 두고 잘 활용하신다면 현명한 투자를 해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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