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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Oct 13. 2023

고기잡는 방법을 가르치라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험이 힘든 아이에게 

아이들을 가르칠 때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을 진리인 듯 말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지만 시험 때가 되면 학원 가랴 더 많아진 학원 숙제하랴 학원을 다니지 않는 과목은 제대로 시험공부를 못하고 시험을 보게 된다.

보통 아이들은 영어, 수학 등 학원을 다니는 과목은 학원에서 시험공부를 시키기 때문에 교재나 시험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특히 중학교까지는 학원에서 시키는 공부와 숙제를 해가면 성적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주요 과목 성적이 괜찮으니 고등학교 가서도 중학교 성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고등학교에 가면 더 열심히 할 것이니 문제가 없을 것으로 간과한다.

시험 대비를 위해 전체적으로 몇 시간이 필요하고, 학원에 다니지 않는 과목은 무슨 교재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중학교 때 학원 다니며 선행과 학원에서 하는 공부만 하다가 고등학교를 올라가면 이때부터 문제가 생긴다. 대부분 시험공부를 하기 힘들어하고 성적도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 중학교 때처럼 국, 영, 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선택과목까지 (사회, 과학 등) 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 그런데 중학교 때 시험 플래닝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피드백을 하지 않은 아이들은 고등학교 가서 많이 힘들고 시험 때마다 허둥대며 시험을 보게 된다

중학교 때 시험 플래닝을 실천한 아이들은 고등학교에 가면 자신에 맞는 공부법으로 자기 주도 학습을 하며 제대로 시험에 대비할 수 있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시험에 더 잘할 수 있는 전략을 갖게 된다. 



지난 월요일 (10월 9일)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통화를 했다. 

자신이 원하던 특목고에 진학한 학생이다. 중학교 때 학원을 거의 다니지 않아서 선행도 많이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첫 시험이라는 부담과, 공부를 잘한다는 아이들이 모인 특목고, 첫 시험에 다른 아이들은 선행도 많이 했기에 불안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 만나 플래닝을 짜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알려주고 방법을 가르쳐 주고 혼자서 시험 과목 전체를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 공부할 교재, 과목별 시간 배치를 계획했다. 그리고 실행 여부를 표시하고, 나름대로 준비해서 첫 시험을 보고 시험이 끝난 후 피드백을 했다. 그리고 1학기 기말시험 때는 혼자서 시험 플래닝을 짜서 공부를 했다.(지도하지 않음 ) 이번 2학기 중간고사를 볼 때도 혼자서 시험 플래닝을 짜서 시험을 보고 있는 중이란다. 학원을 더 다닌것도 아닌데 2등급이 올랐다.

시험 기간이라 힘들 텐데 목소리가 밝다.


 나는 학생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혼자서도 잘해내고 있는 학생이 기특하고 고마워서 기분이 좋다.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거나 내 방법대로 하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계획하고, 해보고, 다시 피드백을 통해 자신에게 맞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며 자신감을 얻는  아이로 안내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언제까지 옆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고, 아이는 손을 놓고 선생님이나 부모가 하라는 것만 기다리는 아이들로 만들 것인가? 아이들은 서툴지만 자신이 해보고 작은 성취감을 맛보면 더 잘할 수 있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법을 가르치라고 하지만 나는 이것도 이제는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고기 잡는 방법도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다. 다이어트 방법도 수없이 많다. 이 중에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꾸준히 실천해야 효과가 있듯이 공부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자신에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 학생은 처음 시험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자신만의 시험 플래닝을 세우고 실행하고 피드백 할 수 있는 힘이 있기에 점점 시험에 잘 대비할 것이다. 그런 자신감이 목소리에 담겨 있어서 잘 해준 학생이 고마웠던 것이다.




 억지로 강요에 의해 아이를 성장시킬 수 없다. 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다는 동기 부여만 되면 잘해 낼 수 있는 아이들이다. 이제는 고기를 잡아줘서도 안되고,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게 교사나 부모가 할 일이 아니다. 아이가 방법을 찾고, 해나갈 수 있는 동기와 공부 감성을 해치기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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