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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하는사람 Apr 11. 2022

오늘 생각 - 정찬성 선수가 준 영감

정찬성 선수 당신을 응원합니다


정찬성 선수에게. 


글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는 당신의 삶이 나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자칫하면 포기할 수 있었던 저를 일으켰습니다. 당신의 결과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과정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 그냥 쓰는 글이 아닙니다. 열등감으로 사로 잡혀 있던 저에게 노력으로 극복하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존경합니다. 당신은 과정 속에서 최선을 다했고 결과를 보여왔습니다. 그것만으로 제게 당신은 챔피언입니다. 앞으로도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다. 스포츠만이 가진 스토리 때문이다.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을 이겨내고 목표로 나아가는 스토리는 감동적이다. 진부해 보일 수도 있는 노력이라는 단어를 상기시켜주는 그들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얼마 전 상담사에게 "열등감은 충분히 좋은 감정"이라는 말을 듣고 고민하던 중 우연히 정찬성 선수 이야기를 들었다. 항상 열등감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를 자책만 하고 있을 때 정찬성 선수가 유튜브에서 했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어렸을 때 체격이 작았던 자신을 단련하기 위해 격투기를 배웠던 이야기.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 정찬성 선수의 스토리가 그려졌다. 수많은 수술을 하면서도 승리를 위해 케이지 안에서 피를 쏟아가면서 버텨왔던 코리안 좀비의 시작점이 열등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고등학교까지 엘리트 스포츠를 했었다. 이름 없는 선수로 7~8년 정도 하면서 생긴 감정은 열등감이었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로 찬양받는 친구들에게 열등감만 생겼다. 하지만 긴 시간을 미워하면서 내가 그들을 이길 생각은 없었다.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나를 원망했다. 고2 때 발생한 부상을 핑계로 운동을 그만뒀다. 사실 재활을 해서 다시 도전할 수 있었지만 포기했다. 희망이 없어 보였다. 미래에 대한 대책도 없었지만 못난 내가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가장 부끄럽다. 


 정찬성 선수는 나와 달랐다. 내가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그 크기가 크든 작든 열등한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다. 내가 포기했던 열등감을 그는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운동을 포기했던 부상보다 훨씬 큰 부상이 여러 번 그를 괴롭혔지만 끝까지 해냈다. 군대는 선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지만 전역 후 보란 듯이 승리를 만들었다. 경기 중 정신을 잃고 생긴 두려움으로 선수 생활을 중단할지 고민했지만 그는 다시 케이지에 올랐다. 내가 알지 못하는 역경도 있었겠지만 그는 항상 케이지에 있었다. 정찬성 선수에 대한 자료를 찾으면서 그의 정신력이 부러웠다.


 나는 20년 전과는 달라지고 싶었다. 정찬성 선수가 걸어온 길을 보면서 나도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열등할 수 있겠지만, 출발선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늦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20년 전처럼 도망치지는 말자고 다짐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부족하더라도 하나씩 해보면서 앞서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매일 같이 작은 성취를 얻기 위해 발악하기로 했다. 어차피 페어 하지 않은, 나보다 우월한 사람이 많은 곳에서 열등감을 동력 삼아 그들보다 나아지기로 결심했다. 열등감이 나를 잡아먹지만 않는다면, 앞서 달리고 있는 그들을 따라잡을 추친력이 될 수 있다고 믿기로 했다. 정찬성 선수는 나에게 이러한 각오의 시작점을 열등감을 통해 안내해준 사람이다. 


 스포츠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영웅이 되지만,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선수들은 우리의 스승일 수도 있다. 정찬성 선수가 우리에게 준 스토리는 영웅의 스토리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주는 스승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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