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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근원 Mar 30. 2022

스토리 있는 공간이 살아남는다.

스토리중심의 공간전략, 젠틀몬스터*

록펠러대학교가 수행한 인간의 감각 기억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만진것의 1퍼센트, 들은 것의 2퍼센트, 본것의 5퍼센트, 맛본것의 15퍼센트, 냄새 맡은 것의 35퍼센트를 기억한다. 이처럼 기업의 메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시각 뿐만 아니라 오감 모두에 호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슈퍼마켓의 매장 입구에 꽃 판매 코너를 두고, 백화점의 1층에 향수·화장품 코너를 배치하는 이유는 고객이 입장할 때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비즈니스 사상가 톰 피터스는 고객 만족을 좇지 말고 고객 체험을 제공하는 데 초첨을 맞추라고 한다. 피터스는 경험과 함께 등장하는 연관 단어를 다음과 같이 정리 했다. 에피소드, 사건, 만남, 모험, 지각, 삶, 존재, 맛보다, 느끼다, 체험하다, 겪다와 같이 '맛보다'를 제외하고는 모든 단어가 공간과 관련되어 있다. 이처럼 공간적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구축하는 '경험의 브랜드화' 전략을 택한 젠틀 몬스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젠틀몬스터는 매장을 통해 세 가지 콘셉트를 일관되게 구현한다. 예측 불가능함(unpredictable), 기이한 아름다움(weird beauty), 인식력(perception)이다.




홍대플래그십 스토어, '더 로켓'(2019)


출처: https://sunudaily.com/m/15?category=786531


젠틀몬스터의 매장들은 각기 다른 환상적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더 로켓'은 반려견을 먼저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남자가 노인이 되는 과정 속 느끼게 된 열망, 맹목 그리고 갈등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 화자인 노인은 꿈속에서 보았던 미지의 행성에서 뛰노는 반려견에게 가기 위해 로켓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이 이야기는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공간 구성 속에 담겨 있다.



신사동플래그십 스토어, '흰 까마귀'(2018)


출처: 젠틀 몬스터 사이트 http://www.gentlemonster.com


괴 생명체에게 침략을 당해 터전을 빼앗긴 까마귀들의 이야기가 공간의 흐름과 함께 순차적으로 펼쳐지는 매장의 공간이다. "까마귀가 서식하는 숲에 괴 생명체의 비행물체 출현 → 촉수를 지닌 괴 생명체의 침입과 장악 → 알을 구하기 위한 까마귀의 비행물체 탈취 → 50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살아난 흰 까마귀의 회상과 까마귀떼들의 퍼포먼스가 공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펼쳐 진다. 처음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미친거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독특하고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공간을 보여준다. 이러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젠틀 몬스터 디자이너들은 실제로 '어떻게 미칠까','어떻게 미친 걸 보여 줄까?'를 질문 한다고 한다. 길가에서 매장안을 들여다 보면 여기가 안경을 판매하는 공간인지 전시 공간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공간의 내부는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코로나19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중요한 이때에 젠틀몬스터 신사동의 '흰 까마귀'매장은 사람들에게 한번쯤 환경에 대한 생각을 하게끔 가치공유를 하는 매장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이스브랜딩 p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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