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A가 돌아왔습니다. 원래 PTA라는 감독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걸었습니다. 그의 거의 모든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론 <부기 나이트>부터 <펀치 드렁크 러브>로 이어지는 초창기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더욱 이 영화를 기대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PTA 영화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느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은 작가주의가 정말 강한 감독 중 하난데 이런 스타일의 분위기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달까요. 개인적으로는 <펀치 드렁크 러브>보다 훨씬 대중적인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70년대를 배경으로 잡으면서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요. 전체적으로 로맨스 장르이다 보니 PTA 영화 중에서 가장 따뜻하고 순한 영화 같다고 생각이 드네요. 영화 자체는 70년대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지만 여러 요소들을 집어넣으면서 단순히 추억을 느끼게 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물들과의 관계를 더욱 조명해서 그 시절의 향수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네요.
영화 속에서 달리기의 상징이 꽤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일단 어디든 달려나가고 보는 게 청춘 그 자체가 아닌가 싶고요. 어디로 가는지 모르기도 하고, 길을 잘못 들어서 실패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달려나가는 것. 그것이 어쩌면 어설프고 시간이 지나고 보면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향수라며 추억할 수 있는 것이겠죠. 어떨 땐 빗나가야 비로소 멋있게 보이는 부분도 있고요. 그러면서 결국엔 서로를 향해 달리고, 끝에는 서로 같이 달리죠. 로맨스 영화 느낌이 잘 났습니다. <펀치 드렁크 러브>와 비슷하기도 한 거 같은데, PTA가 캐릭터를 조금 더 섬세하게 터치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서 좋았네요.
물론 PTA 특유의 느낌은 살아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객이 보기에는 뭔가 조금 난해하고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을 거 같긴 한데 거의 없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글몽글하고, 따뜻하기도 해서 좋게 보았습니다. 두 주연 배우의 호흡도 좋았고, 숀 펜과 브래들리 쿠퍼, 베니 샤프디 등의 조연 배우들도 극을 꽉 채워주는 느낌이라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PTA 입문작으로는 최고가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