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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Apr 04. 2022

<스물다섯 스물하나> 내겐 온당한 결말



 

남편과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며 보았던 <스물다섯 사물하나> 종영했다.

새드엔딩 설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부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어떻게 헤어질 수가 있냐며 해피엔딩의 근거를 찾으며 함께 분노했으나 격리 중인 덕분에 혼자 마지막 회를 보고 나니 그러한 결말이 너무나 온당하다 생각되었다.

 

나의 스물한 살엔 남편이 없고 남편의 스물다섯엔 내가 없기에 아주 미묘하게 겉돌던 대화 따위 없이, 오롯이 스물한 살의 나를 불러내 나의 사랑, 나의 우정, 나의 꿈을 그리며 '그날의 ' 보니 너무나 절절하게 이해가 되었다.


꿈에도, 사랑에도, 자신에게도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욕심과 기대도 있는 백이진과 나희도에겐 그들의 사랑이 상황으로 인해 시시해져 가는 모습을 참아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둘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청자의 마음만큼이나.


백이진은 뉴욕 특파원을 지원하며 세상에 거는 기대가 남아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세상에 거는 기대이기보다 ‘세상이 나에게는 거는 기대에 대한 기대 아니었을까.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그럴  있는 나이니까.

 

남편과 톡에서는 ‘어떻게 헤어질 수가 있냐 너무하다’고 소리쳤지만

나는 알고 있다.

우리도 그런 스물하나 스물다섯을 지나 만났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을 이해하며 함께   있다는 것을.

 

쉽게 내뱉었던, 그러나 굳게 믿었던 사랑, 우정, ,  모든 것에 대한 영원에의 약속이 깨지고 시들어 사라지고 나니 허무한가. 이것은 아무것도 남긴  없는 새드엔딩인가.

아니,  시간들을 울고 웃으며 절절하게 살아온 내가 남았다. 백이진과 나희도도 그렇게 온전한 자신으로 남았다.


이제 드라마에 만큼이나 나의  시절에도 아무련 미련이 없지만, 다만  시절 나를 절절하게 했던 사랑에게, 친구에게, 꿈에게 나도 고마웠다고 인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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