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21

- 물의 세계

by 전종호

높은 산에 가서 보면 낮은 세상의 작은 것들

살아가는 원리가 물의 이치와 같다는 걸 안다

성긴 물방울 덩어리 구름이 어떻게

서로 밀고 당기며 엉겨서 비가 되는지

높은 산 차가운 바람에 빗물이 얼어

눈이 되고 빙하가 되는지 거대한 빙하가 몸을 풀어

녹인 물을 어떻게 찔끔찔끔 흘려보내는지

이곳저곳에서 흘러들어 온 물들이 어떻게

깊은 곳 한 군데로 길을 내 저렇게 사납게

큰 물줄기로 계곡에서 소리치며 흐르는지 안다

한줄기 강도 사람도 세계도 증발蒸發의 헌신과

강수降水의 겸허와 사랑의 스밈渗透이

이어지고 순환되어야 완성된다는 것을

북한 땅 마식령을 넘어 백두산 그 너머

바이칼 지나 알타이 산맥 어디쯤 올라가 보면

어렴풋이라도 알 것이다 물이 세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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