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10

- 복사꽃

by 전종호

담장에 살짝 턱을 괴고

들킬까 숨죽여 피어난

진분홍 복사꽃 한송이

손을 잡아 주지 않으면

봄은 성큼 오지 않는다

발칙한 도발桃發에

떨며 입 맞추지 않고는

사랑은 지 않는다

눈부신 복사꽃 터널을

걸어 보지 않고는

먼 그리움을 풀 수 없다

맑은술에 꽃잎 하나

오늘은 취해도 좋으리

은은한 달빛 아래

정을 풀면 또 어떠리

복사꽃 꽃구름 없이는

봄은 길을 찾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