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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방윤슬 Apr 17. 2020

[윤슬 날적이] 윤슬… 이름이 예뻐요!

초심을 잃을 땐 이름을 기억하며!

윤슬[명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예) 고향 땅의 봄 바다에 반짝이는 윤슬은 아름답다.


누군가가 자기소개를 하며 이름을 말하면 그 사람의 생김새와 꼭 닮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가 하면 ‘엥?’하면서 생김새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름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오늘은 이름에 대해 날적이에 끄적거려 보려 한다.


개명을 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쓰던 이름을 평생 쓴다. 그러니 부모님은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여 아기에게 최고로 좋은 이름을 지어주려 애쓴다. 한자로 좋은 뜻을 지닌 이름을 지어주기도 하며, 순우리말로 어감이 예쁜 이름을 지어주기도 한다. 요즘에는 흔하지 않은 이름을 지어주려 애쓰는 부모도 보았다.

예전에 인기 있었던 드라마 중에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에서도 여주인공이 촌스러운 이름 때문에 개명을 하려 했던 것이 기억난다. 삼순이네 부모님이 딸이 놀림을 받으라고 그렇게 이름 지은 것은 절대 아닐 텐데, 그리고 이름이 촌스럽다고 사람도 촌스러운 것은 아닌데 이름이라는 것이 참 사람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어떤 이미지를 확 갖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이름 한번 짓는 데 고심하는 건 사람뿐이겠는가? 새롭게 가게를 여는 사람도 가게 이름을 짓는 데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신중하게 서로의 의견을 듣고 가게에 좋은 운을 가져다 줄, 번창할 만한 이름을 짓는다. 이렇듯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어떤 이름이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책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면서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이름을 짓고 싶었다. 그때 머릿속을 스친 단어가 하나 있었다. ‘윤슬’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이다. 그렇다면 ‘윤슬’이라는 단어에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표시할까 고민하다가 윤슬출판사? 윤슬북스? 아니, 책방윤슬! 윤슬이라는 단어 앞에 ‘책방’을 붙이기로 했다. 책 냄새가 폴폴 날 것만 같은 이름이었다.


출판사 이름을 지으면서 ‘윤슬’이라는 단어가 생각난 이유를 곰곰이 되짚어보면, 단순히 윤슬이라는 단어가 어감이 예쁘고 낭만적이게 들려서만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윤슬’은 그 어떤 단어보다도 책과 정말 잘 어울렸다. 책은 보이지 않게 사람의 마음으로 쏙 스며들어가 그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위로해주며 때로는 살랑살랑 봄바람이 일 듯 설레게도 해준다. 그러다 보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기도 한다. 물론 스릴러나 탐정 소설은 마음을 콩닥콩닥 뛰고 손바닥에 땀을 쥐게 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책이란 사람의 마음에, 그리고 심장에 가까이 닿는다. 햇빛이 강물에 닿을 때 잔잔하게 반짝거리는 잔물결은 책이 심장에 닿았듯이 빛이 강물에 닿았기에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 된 것이다. 이렇게 윤슬은 혼자만의 아름다움이 아니다. 누군가와 즉 강물을 만났을 때에만 생기는 것이다. 책도 독자를 만나지 않는다면 가치가 있을까? 책은 그야말로 독자를 만났을 때에만 그 고귀한 가치와 아름다움이 빛을 발할 것이다.


그렇게 책방윤슬 출판사의 이름은 탄생하게 되었다. “책방윤슬은 독자의 마음에 아름다운 잔물결을 일으키는 따뜻한 책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처럼 책방윤슬은 독자가 위로와 격려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을 만들려고 한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그런 책, 한 번 읽고 잊히는 책이 아니라, 읽은 후에도 오랫동안 독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책, 독자의 삶에 잔잔한 물결로 활력을 불어 넣는 책을 만들려고 한다.  


한 권씩 책을 출간할 때마다 화려하고 과장된 껍데기로 치장한 책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책을 만들고 싶다. 책방윤슬에서 출간한 책을 읽으면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그런 책을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다.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 어떤 책이 출간될지, 또 그 책을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해 줄지 설레는 마음으로 한 발자국씩 내딛어 본다. 몇몇 사람이 “출판사 이름 참 예뻐요!”라고 말해 줄 때마다 ‘예쁜 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 출판사가 될게요’라고 다짐하며 또 다짐한다.


이름은 정말 중요하다! 책방윤슬이 책으로 독자들을 만날 때 초심이 흐려진다면 이름에 담긴 뜻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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