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뒤죽박죽이라 어떤 일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이다 글을 쓴다.
여러 색의 실들이 너무 꼬여있어서 하나씩 풀어가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왜 자꾸 마음이 복잡하고 시끄러울까 자신에게 묻는다.
'도대체 뭐가 문제야? 뭐가 이렇게 자꾸 복잡해?'
인간관계, 제2의 인생, 알 수 없는 미래 등 고민거리는 분명 지극히 정상적인 주제들이다.
남들도 다 하는 고민일 텐데 왜 이렇게 나는 어렵게만 생각하는 걸까
단순하게 살기에도 복잡한 인생인데 왜 자꾸 스스로 스크류바처럼 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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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예민한 기질 때문인지(서른 넘도록 나는 내가 예민한 종족인 줄 몰랐지만)
조금만 인간관계가 삐끗거려도 소위 '그럴 수도 있지'가 잘 허용되지 않는다.
몇 년 전의 유리멘털 나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느슨한 관계]가 필요하다.
확실한 건 사람에게 정 주지 말자 하면서도 마음은 이미 간이고 쓸개까지 다 빼 준 내 탓이 크다.
상처받을 거 알면서도 왜 자꾸 마음을 내어주는지 속상하다.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덜 주고 덜 상처받기. 그러나 마음의 거리를 티는 내지 말기. 어렵지만 지켜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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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웹툰에서 행복과 스트레스는 비례한다는 내용을 보았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건 엄청난 행복이고 설렘이다. 확실하다.
하지만 진짜 어른이 된다는 무서운 생각이 문득문득 엄습한다.
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아직 나는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 같다.
난 언제 철들까. 아니 결혼해도 철이라는 것이 들 수는 있을까...?
스무 살, 강제로 어른이 되어버린 어린 새벽이와
결혼이라는 제도로 어른이 될 어린 새벽이의 마음가짐은 틀림없이 달라야 하는데
두렵고도 무섭고도 또 한편으로 설렘 사발로 들이키는 이 마음은 스무 살이나 불혹이나 매한가지다.
나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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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제2의 사춘기를 지내는 것 같다.
핵심에 집중하지 못하면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바로 그 까닭인 것이다.
갈팡질팡 하는 모습에 가리 늦게 질풍노도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선택과 집중. 나한테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나를 돌아보며 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나라는 사람의 인격체는 본디 약하디 약한 사람인데 자꾸 강해지려고만 하니 가끔은 곳곳에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느낀다.
시원한 그늘에 쉬어가면서 튼튼한 초석에 땜질도 하고, 시멘트도 바르고, 그러면서 더 단단한 인격체로 거듭나야 한다.
무너지지만 말자. 천천히 그러나 견고하게 쌓아가자.